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하자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134일간의 가동 중단으로 노심초사했던 2013년의 악몽이 재연됐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진출 기업은 3개사로 손수건과 스카프를 생산하는 서도산업㈜, 침구류 생산업체인 ㈜평안, 낚시가방 생산업체인 웅피케이스 등이다.
서도산업은 개성공단 폐쇄 소식이 전해지자 연휴 마지막 날인데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파견기업과 근로자들의 거취, 보상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곳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개성공단이) 유지돼야 한다는 한결같은 입장이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특히 입주업체 관계자 대부분은 설 연휴 마지막 날 발표된 조치에 한층 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한 관계자는 "오늘까지 공단이 쉬고 내일부터 가동하는데 하루 전날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니 황당하다. 공단에 관한 어떠한 언질도 받은 게 없다"며 허탈해했다.
입주기업에 따르면 설 연휴에는 180명 정도가 남아 공단을 지켰으며, 11일부터는 다시 600여 명이 공단으로 들어가 조업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평소보다 200명 정도 줄어든 인원이었지만 조업은 차질 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공단 폐쇄 조치로 입주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됐던 2013년의 사례를 보면 당시 입주기업 234곳(한국전력'우리은행'현대아산 등 공공성을 띤 10곳 제외)이 통일부에 신고한 피해액은 현지 투자액(5천437억원)과 원청업체 납품채무(2천427억원), 재고자산(1천937억원) 등 1조566억원이었다.
하지만 통일부가 증빙자료를 통해 확인한 피해 금액은 7천67억원으로 업계의 추산과 3천500억원가량 차이가 났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미래의 영업손실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입주기업들은 계약 불이행에 따른 원청업체의 손해배상 청구나 거래처 상실, 신뢰도 하락 등을 고려하면 피해액이 서류로 증빙할 수 있는 금액보다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성공단 한 입주업체 대표는 "2013년 가동 중단으로 이미 끊어져 다시 돌아오지 않은 거래처들이 있었다. 당시 양질의 거래처들이 떨어져 나가 피해를 봤는데 그 고통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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