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흘 쉰 증시 '北 리스크' 견뎌낼까

미국·유럽·일본 설 연휴 곤두박질…'北 미사일' 겹쳐 요동칠 가능성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미국'유럽'일본 증시 급락 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설 연휴와 대체공휴일을 맞아 사흘간 휴장했던 국내 증시는 11일 개장하면서 대내외 변동성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설 연휴 기간에 주요국 증시는 크게 요동쳤다. 미국 증시와 유럽 주요국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1.29% 하락했고, 8일과 9일에도 1.10%, 0.08%씩 하락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연휴 기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로 대형 금융주들이 강도 높은 조정을 받았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9일 5.40% 폭락했고, 10에도 2.31% 떨어져 15,713.39로 마감했다. 1년 4개월만에 16,000선이 붕괴된 것이다. 일본 장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경제 불안감 확산과 위험 회피 심리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유가는 전일보다 배럴당 1.75달러 내린 27.9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월 20일 이후 최저가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12월 인도분 브렌트(Brent) 선물 유가도 배럴당 2.56달러 하락한 30.32달러에 마감했다. 중동산 두바이(Dubai) 현물유가는 전날에 이어 싱가포르 설 연휴로 거래되지 않았다.

선진국 경기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책 효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요인이 없는데도 세계적 경기 둔화 우려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악재까지 보탠 상황이다. 비록 수차례 전례가 있었던 탓에 영향력이 미미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발 악재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 전문가들은 "주요국 증시 하락으로 국내 증시의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대세 하락장의 시작점에 서 있는 것 같다는 우려감마저 든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악재들이 새롭지 않으며, 국내 증시도 연휴 전 조정 장세를 거쳤다는 점 등에서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세계 경기 불안과 유가 급락 등을 새로운 악재로 보기 어려우며, 일본의 엔고로 인한 국내 수출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과거 경험을 보면 2, 3일 지나면 시장이 안정화됐다"며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정부는 수출 지원 기관들의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해 수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9일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이달 중 한'중 양자 경제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 중국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내달 중 화장품 등 5대 유망 소비재 수출 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일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따른 연휴기간 금융시장'실물경제를 모니터링한 결과, "특이 동향은 없었다"며 "글로벌 위험 회피 성향 고조로 국가신용위험을 나타내는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승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안정세다. 수출입, 외국인투자, 생필품 수급 등에도 특이 동향이 없다"고 전했다.

최 차관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보강하는 동시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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