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가도 졸업 시즌 '특별한 사연' 화제의 졸업생

1인 3역을 해낸 만학도 성미경 씨. 영진전문대 제공
1인 3역을 해낸 만학도 성미경 씨. 영진전문대 제공
자매가 나란히 수석을 차지한 김한나(오른쪽)
자매가 나란히 수석을 차지한 김한나(오른쪽)'다영 자매. 구미대 제공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인연으로 학업을 잇게 된 박민우 씨. 계명대 제공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인연으로 학업을 잇게 된 박민우 씨. 계명대 제공

바야흐로 '졸업식' 시즌이다. 대구경북지역 대학과 전문대학들도 졸업식을 설날 전후로 진행했거나 이번 주에 진행할 예정이다. 학업을 성공리에 마치고 사회에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게 되는 수많은 졸업생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겠지만, 그중 이번 졸업이 특별한 사람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1인 3역을 해낸 '군복 아줌마' 성미경 씨

12일 열린 영진전문대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주인공 성미경(53'사회복지과) 씨는 학교 안에서 '1인 3역 아줌마'로 통한다. 늦깎이로 대학생이 됐지만 가정주부의 역할과 거기에 노인들을 돌보는 '119 아줌마'의 역할도 해냈기 때문이다.

성 씨는 항상 해병대 군복을 입고 삼륜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오전에는 대구 북구 대현동 노인복지센터에서 요양보호사 활동을, 오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보면서 2년 동안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이 학업을 이어갔다. 성 씨는 졸업 후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해 낼 것이라 약속했다.

성 씨는 또한 지난해 9월부터 요양보호사로 받는 급여 월 50만원 중 일부인 10만원을 대학 후배사랑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성 씨는 "많은 역할을 해 내려니 힘들어서 포기할까 하는 고민도 했지만 지도교수님이 많은 격려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 학위를 받게 됐다"며 "작지만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용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매가 나란히 수석 졸업, 김한나'다영 자매

지난 3일 있었던 구미대 학위수여식에서는 자매가 나란히 학교 전체 수석과 학과 수석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언니 김한나(23'유아교육과) 씨와 동생 다영(21'세무회계과) 씨. 한나 씨는 학교 전체 수석을, 다영 씨는 학과 수석을 차지했다.

한나 씨는 고교 졸업 후 서울에서 병원 사무보조로 일하다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에 2013년 구미대 유아교육과에 입학했다. 이때 동생 다영 씨도 언니와 함께 같은 대학 세무회계과에 진학했다. 재학기간 동안 언니와 동생은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학업을 이어갔다. 특히 언니 한나 씨는 같은 또래보다 2년 뒤처졌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공부했고, 동생 다영 씨 또한 언니의 모습을 보며 공부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두 자매는 학과 수석 졸업이라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한나 씨는 졸업 후 유아교육에 관해 학업을 좀 더 이어갈 생각이고 동생은 세무사나 기업의 세무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두 자매는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열심히 일해서 나중에 아버지가 원하는 개인택시를 꼭 마련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통역 인연으로 유학 온 박민우 씨

오는 23일 열리는 계명대 졸업식에는 학교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학생이 졸업한다. 바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유학 온 박민우(26'무용학과) 씨가 그 주인공이다.

박 씨는 어릴 때 가족 모두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민을 가서 청소년기를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발레리노를 꿈꾸고 있던 박 씨가 계명대와 인연을 맺게 된 건 2011년, 계명대 국외봉사단이 우즈베키스탄으로 봉사활동을 왔을 때였다. 이때 박 씨가 봉사단의 통역을 맡았고, 이것이 인연이 돼 이듬해 계명대 무용학과 12학번으로 입학했다. 비록 입학 초기에는 우즈베키스탄과 다른 교육방식과 발레리노가 많지 않은 지역환경,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흔들린 때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발레리노의 꿈을 키워갔다. 그 결과 박 씨는 제20회 전국무용대회 대학'일반부 발레 특상을 시작으로, 각종 경연대회에서 1, 2등 상을 휩쓰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박 씨는 현재 모교 대학원으로 진학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박 씨는 "대학 시절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키워온 발레리노의 꿈을 모국인 한국에서 더 크게 키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 대학원에서 무용가로서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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