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화원읍의 정모(20) 씨는 지난해 3월 군입대를 위해 신체검사를 받은 뒤 다섯 차례에 걸쳐 기술행정병 차량운전 부문에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정 씨는 1종 보통 운전면허를 갖고 있지만 1996년생이어서 95년생 등 생일이 빠른 다른 지원자들에 밀렸던 것이다. 그는 결국 공군에 지원해 지난달 입대했다. 정 씨는 "입대를 위해 여러 차례 병무청을 찾아 상담한 결과 공군을 추천받았다"며 "고등학교 성적과 수능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공군이 더 유리했다"고 말했다.
군대에 가려는 청년들이 몰리면서 입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원자가 많은 2월에는 경쟁률이 치솟아 '입대 대란'이 벌어질 정도다. 이는 복학 시기를 맞추려는 대학생들이 특정시기에 몰리는데다 사병의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제로 4만1천59명을 모집한 결과, 9만8천961명이 지원해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대하려던 청년 10명 중 4명만 성공한 셈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모집 대상 인원을 8만4천412명으로 대폭 늘렸고, 9만5천615명이 지원해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경쟁률은 떨어졌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대학생들이 학사 일정을 맞추려고 1~5월 사이에 몰리는 '쏠림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월별 경쟁률을 보면 지난달 2.5대 1에서 이달 5.1대 1로 급상승했고, 다음 달에도 4.4대 1로 높다. 4'5월은 2.8대 1과 1.5대 1로 나타났다.
입대 대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군이 수용할 수 있는 장병 수와 입대 희망자 수 간의 불균형 때문이다. 군은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현역병 입영자 수를 2012년 27만4천 명에서 2013년 25만6천 명으로 줄였다. 반면 이 시기 입대 대상자인 1994년생과 1995년생은 37만~38만 명 수준으로 1990년생(33만6천 명) 등 다른 시기에 태어난 대상자보다 많은 편이다.
또 취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조기 입대 희망자가 늘어나고, 모집병 지원에서 떨어진 '입대 재수생'이 반복'중복 지원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병무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입대 인원을 1만 명 더 늘리는 한편 분산정책을 펴기로 했다. 신체검사와 학력 기준을 강화해 입대 대상자 가운데 2만5천여 명을 보충역(사회복무요원)으로 전환하고, 산업기능요원을 2천 명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또 특기병 모집에 5회 이상 탈락한 경우 일반 사병으로 우선 입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준식 대구경북지방병무청 현역입영과장은 "지원자가 몰리는 특정시기를 피하는 등 계획을 세운 다음 휴학을 해야 한다"며 "봉사활동과 헌혈 등 가산점을 확보하거나 각종 모집병 정보를 확인해 전공과 자격에 맞게 지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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