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일본 오키나와는 따뜻하다. 아열대기후에 속하는지라 낮 기온이 20℃를 훌쩍 넘는 게 보통이다. 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단들이 이곳을 전지훈련지로 선호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오키나와에는 때아닌 '이상 한파'가 찾아와 훈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요즘 오키나와의 날씨는 보기 드물게 '쌀쌀하다'. 마스크에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하고도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길을 가는 현지 주민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따뜻한 날씨에 익숙한 현지인보다야 덜하겠지만 외지에서 이곳을 찾은 이들도 이런 날씨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낮 기온도 예년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진 11~13도에 머무는 상태다. 여기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 낮다.
추운 날씨 탓에 삼성도 애초 계획했던 훈련 일정을 바꿀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삼성은 17일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16일 한화의 요청으로 경기를 취소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독감에 걸린 선수가 많다는 게 한화 쪽이 밝힌 취소 요청 이유다. 한화의 심수창, 김용주, 김민우 등이 고열 등 독감 증세로 격리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15일 SK 와이번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때도 강풍과 추위로 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도 취소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경기를 강행했다"며 "잘 넘어가나 싶었는데 결국 날씨에 발목이 잡혀 아쉽다"고 했다.
이로 말미암아 두 구단뿐 아니라 전지훈련을 지켜보는 다른 구단 관계자와 취재진도 맥이 빠진 상황. 삼성은 지난해 정규 시즌 우승팀이지만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한화는 겨우내 전력을 대폭 보강하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올라섰다는 평가까지 있을 정도여서 이 경기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던 터였다.
한화전이 취소되면서 삼성은 자체 청백전을 치르려고 했으나 기본 훈련만 하기로 했다. 이 역시 날씨를 고려한 결정이다. 16일 아카마 야구장에서도 삼성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긴 소매 훈련복에 점퍼까지 갖춰 입은 채 훈련에 임했다.
김성래 삼성 수석코치는 "우리도 가볍게 감기에 걸린 선수들이 몇 명 있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며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선수들의 건강을 잘 챙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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