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에 차량 홀짝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을 놓고 교통 체증 또는 석유 부족 등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거주자와 방문객 등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초부터 평양 시내 차량을 번호판에 따라 홀짝으로 나눠 번갈아 운행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언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교통 체증과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단 정부나 고위급 인사의 차량, 군용 차, 외국인 차량, 24인승 이상의 버스 등은 예외다.
앞서 AP통신은 지난해 말 평양에 교통량이 부쩍 늘어 '교통 체증'(traffic jam)이란 말이 새로 등장해 쓰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평양 도로 한복판의 제복차림 여성 교통정리원이 유명해진지는 이미 오래이며, 최근 신호등도 꾸준히 늘고 있다.
WP 도쿄 특파원은 북한의 조치가 중국의 차량 홀짝제를 본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은 스모그 적색경보가 내려지면 모든 차량에 대해 차량 홀짝제를 강제 시행한다. 중국 다른 도시들도 교통 체증과 대기질 개선을 위해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WP는 북한이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는 속내가 따로 있다는 다양한 관측을 소개했다.
북한이 현재 휘발유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차량 운행을 제한해 휘발유 소비를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영향을 받은 북한이 외화 보유액 급감에 앞서 휘발유를 비축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WP는 또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분노한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에 대비한 선제 조치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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