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 잔혹시대'를 살고 있는 지역 4년제 대학 졸업생들 중에도 바늘구멍이라는 취업 문을 뚫은 이들이 있다. 자신감을 갖고 끈질긴 열정으로 차근차근 목표 기업에 대한 준비를 한다면 취업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2학년 때부터 공모전을 뚫고 또 뚫어라
올해 경북대 전자공학부를 졸업한 조현서(26) 씨는 새로운 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생들을 위한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5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인재다. 조 씨는 직장을 SK텔레콤으로 정했다. 그는 "가장 큰 전파력을 가진 분야가 통신회사라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가치와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곳으로 SK텔레콤을 선택했다"고 했다.
조 씨의 취업 성공 비결은 간단하다.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준비하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 대학 2학년 때부터 각종 공모전에 참가해 문제 해결력과 팀원과의 협력 역량을 키웠다. 어릴 때부터 창의력이 남달랐던 자신의 강점을 여러 공모전 참가로 키웠다. 창의적 생각에 전문성을 가미시키기 위해 3년간 정보처리 산업기능요원으로 활동했다. 이런 부단한 노력 덕에 조 씨는 SK텔레콤에 입사했지만, 처음에는 인턴이었다. 하지만 인턴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본인의 앞선 경험과 역량을 보여주면서 정규직 전환이라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손은 취업정보 뒤지고 마음은 자존감 갖기
김상우(27) 씨는 올해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졸업과 동시에 삼성화재 입사를 앞두고 있다. 학창시절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에 흥미를 가진 그에게 삼성화재는 매력적인 일터다.
김 씨의 취업 준비는 다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늦은 편이다. 지난해부터 1년 남짓 준비했다고 했다. 그동안은 학점을 올리기 위해 수업에 더 많은 비중을 뒀기 때문.
그는 수도권 학생과 비교할 때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이 가장 뒤처지는 부분으로 부족한 정보량과 자존감을 꼽았다. 그래서 이 분야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집중했다. 각종 취업 스터디와 교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목표한 기업의 정보 습득에 공을 들였다. 또 목표기업 관련 모의면접 스터디는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다. 그는 "기업 정보를 많이 알고 거기에 맞는 능력과 스펙을 쌓는다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목표 달성에도 큰 힘이 된다"고 조언했다.
◆원하는 회사 삼수, 합격할 때까지 지원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정다은(24'여) 씨는 최근 글로벌 기업인 'SGS Korea'에 취업이 확정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SGS는 외국계 대기업 컨설팅회사로 관련 분야에서는 꽤 이름있는 기업이다. 이곳의 식품이화학시험원으로 근무를 앞둔 정 씨는 두 번의 탈락 고배 후 삼수 만에 최종합격 통지서를 받게 됐다.
그는 취업 성공 비결을 끈기와 의지에서 찾았다. 떨어졌다고 좌절하기보다 오히려 결과를 받아들이고, 원인이 뭔지 분석 후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부단하게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끈기가 부족하고 빠른 포기가 일상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여기서 해답을 찾은 셈이지요."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는 없다'는 정 씨의 좌우명대로 하나의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전략적으로 준비해 몇 번이고 도전했다. 직무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무모하게 도전한 식품위생기관의 이화학실험실 인턴 경험과 이공계열 특성상 외국어가 약하다는 단점은 각종 외국어 스터디를 통해 만회하면서 꿈을 이뤘다고 했다.
◆한 달에 한 개씩 자격증 땄다
대구가톨릭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정수(26) 씨는 요즘 많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공기업에 당당히 합격했다. 한국전력공사 입사를 앞둔 그는 철저한 준비가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전공을 두고 취업에 핸디캡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 글로벌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해 다양한 저만의 스토리를 쌓았고, 결국 핸디캡이 아닌 차별화된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2013년 본격적인 취업준비에 나선 그는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는 데 올인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관련 자격증에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 김 씨는 당시 '한 자격증당 최대 한 달'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적으로 준비했다.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한국사 1급, 영어스피킹 등 자격증 취득이 큰 자양분이 됐다. 또 한국전력과 관련해선 출판사별로 나온 한전 인'적성 교재를 외우다시피 했고, 신문을 매일 읽으면서 시사상식을 대비한 점도 취업 성공의 지름길로 꼽았다.
◆관심분야 신문기사 2년간 스크랩했다 활용
지난해 8월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허주연(25'여) 씨는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 전문기업인 네이버에 입사했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꿔왔던 허 씨는 콩 한쪽도 나눠먹자는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포털'인 네이버 해피빈에 매력이 쏠렸다고 했다.
이후 허 씨는 지방에 거주하면서 배울 수 없는 정보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학 3, 4학년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에서 보냈다. 각종 강의들을 듣기 위해 부단한 발품을 팔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관련된 강의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허 씨는 남들과 달랐던 취업 준비물로 신문을 꼽았다. 매일 신문을 읽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웠다. 흥미로운 기사와 CSR에 관련된 기사, 국제정치 동향을 알 수 있는 기사들은 따로 스크랩했다. 2년간 스크랩한 공책만 6권에 이르고, 분량은 1천 페이지가 넘을 정도. 그는 "관심 있는 분야에 뜨거운 열정을 쏟고 최대한의 경제적'시간적 투자를 한다면 못 넘을 산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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