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소연 최다빈 김나현 ISU 4대륙 피겨 '톱10'

갈 길은 아직 멀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얻기에는 충분한 무대였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을 대표해 2016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 나선 박소연(단국대 입학예정), 최다빈(수리고), 김나현(과천고)이 모두 '톱10'을 달성하며 오랜만에 국내 피겨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맏언니' 박소연은 20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16.43점을 얻어 19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점수(62.49점)를 합쳐 총점 178.92점으로 종합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함께 출전한 최다빈(총점 173.71점)과 김나현(총점 170.70점)도 각각 8위와 9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 선수 3명 모두 톱10에 포함됐다.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을 겨냥하는 이들 3인방의 선전은 '피겨퀸' 김연아의 은퇴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한국 피겨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한국 여자 피겨는 사실상 '김연아'에서 시작해 '김연아'로 마무리될 만큼 김연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올림픽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선수권대회와 4대륙 대회는 물론 주니어 및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여자 싱글에서 그동안 금메달을 맛본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김연아가 은퇴한 뒤 '포스트 김연아'의 자리를 놓고 여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국제무대 경쟁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4대륙 대회에 나선 3명의 한국 여자 선수들이 모두 톱10에 포함된 것은 평창올림픽을 2년 앞두고 한국 여자 피겨에 고무적인 결과다.

물론 4대륙 대회는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만 나서는 대회여서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러시아 등 유럽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한국 여자 피겨의 가능성을 엿본 결과임은 분명하다. 2009년 4대륙 대회에서 김연아가 우승한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둔 박소연은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장식하며 '맏언니'의 자존심을 살렸다. 더불어 ISU 공인 메이저 무대 데뷔전을 치른 최다빈과 김나현도 주눅이 들지 않고 깔끔한 연기로 나란히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경신한 것 또한 큰 성과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미야하라 사토코(일본)의 점수는 214.91점. 4위를 차지한 박소연과는 무려 35.99점이나 차이가 난다.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권을 점치려면 220점대를 노려야 하는 현실에서 박소연, 최다빈, 김나현의 성적표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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