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우리의 자세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맞부딪치는 한반도는 유사 이래 거의 편안한 날이 없었다. 한반도가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가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강대국을 포함한 6자 회담이라는 국제회의가 구성된 것만 봐도 짐작할 일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잠재적인 불안을 안고 있는 남북한은 단지 남한과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한'미'일의 해양세력과 북'중'러의 대륙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복합적인 이해가 엉켜 있다는 데에 그 해법의 어려움이 있다.

근대사를 보더라도, 일본은 근대화가 성공하자 국력을 군비에 집중해 청일전쟁, 노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조선을 합병했다. 일본이 대동아 공영권을 부르짖으며 아세아의 군주국으로 군림하면서 진주만을 기습, 2차대전을 일으킨 것도 그 기초는 한반도를 합병한 것에서 출발했다. 미국의 핵무기 사용으로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자, 민주주의인 해양세력과 공산주의인 대륙세력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분단하여 통치하면서, 남한에는 민주주의 국가가, 북한에는 공산주의 국가가 탄생하게 됐다. 잇따라 동족상잔의 처참한 6'25전쟁이 터졌다. 그렇게 큰 비극의 전쟁도 결국 휴전으로 일단 막을 내렸지만 남북한은 여전히 전쟁상태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그러나 작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대륙간을 날 수 있는 미사일 발사의 성공,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부대인 'KN-08'을 편성한 것은, 사거리 1만㎞가 넘는 이동식 ICBM 'KN-08'이 실전배치단계에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제 한반도는 태풍의 눈이 되었다. 만약 북한이 다수의 수소폭탄과 이동식 ICBM으로 완전한 무장을 갖춘다면 남북의 무력은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게 되고, 그때는 재래식 무기만 갖고 있는 남한이 북한의 핵에 굴복하고 만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사실 남한은 북한과 평화를 공존하고자 엄청나게 노력하였다. 햇볕정책이 그것이다. 그러나 남한의 이러한 평화공존 정책이 도리어 북한에 군비를 확장하고 핵개발과 ICBM을 개발하는 데 경제적인 도움을 제공했다면, 이 시점에서 대북정책 전환은 불가피하다. 이제 강성대국의 기치를 걸고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 정책을 끝까지 밀고 가는 북한에 군비 확장의 바탕이 되는 모든 것을 더 이상 허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요즘 잊어버리고 있다. 6'25전쟁 때에는 한강방어선, 오산방어선, 대전방어선, 낙동강 방어선이라는 방어선이 그래도 있었다. 그러나 미사일 앞에서는 그런 방어선이 없어져 버렸다. 불충분하지만 사드가 그 방어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유일한 희망이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과 이어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는 우리가 개성공단 폐쇄한 그날, 일본은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한다고 발표하였고 실제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미국의회도 북한에 초강력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게다가 미국은 북한의 군비팽창을 압박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최첨단무기인 B-52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F-22, 핵항공모함 존C 스테나스호,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 등 전략무기를 출격시키고 있다.

미'일의 이러한 조치는 북한의 무력 팽창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방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에게 절실하고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음으로 나라를 지키자는 애국심의 발로다. 뭉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작금의 대북 정책에 이의가 있다면 이번 제재 정책을 능가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대안이 없는 비판은 기만이며 중대한 분열이다. 우리 모두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