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립선비대증…남성 50대 절반, 70대 70% 속앓이

심하면 아예 소변 못보는 요폐까지…요로감염·혈뇨·방광결석 합병증도

소변길이 막혔나봐 볼 일 봤는데 또 찜찜 눈물만 뚝뚝 고민男

남성이 50대를 넘어서면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하게 된다. 전립선이 부풀어오르면서 소변 보기가 불편해지는 전립선비대증 탓이다. 전체 남성 중 50대 이상의 절반은 전립선비대증에 시달린다. 특히 70대가 되면 70%가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소변 길이 막혀 소변을 아예 보지 못하는 급성 요폐가 걸리거나 배뇨장애가 심해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요로감염이나 혈뇨, 방광결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크다.

◆방치하면 삶의 질 크게 떨어뜨려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있는 밤알을 뒤집은 모양의 남성들만의 장기다. 전립선은 성교 시 남자의 사정액 일부를 분비해 정자와 난자가 잘 만나도록 돕는다.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적절한 이온농도와 산성을 유지하며 정자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막는다. 어린아이 때는 전립선의 크기가 육안으로 관찰하기 힘들 정도로 작지만 사춘기를 지나며 20세가 넘으면 밤톨만큼 커지게 된다. 전립선이 커지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사이의 균형이 깨지는 탓이다.

전립선은 요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 보는 일이 불편해진다. 오줌 줄기를 가늘게 만들고 오줌 누는 횟수도 늘어난다. 오줌이 다 나오지 않거나 소변을 다 볼 때까지 시간도 많이 걸린다. 비대증이 더욱 진행되면 요의를 느꼈을 때 즉시 화장실로 가지 않으면 소변을 지리게 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소변을 아예 보지 못하는 요폐가 유발되고 심하면 방광이 팽창해 기능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방광의 모양과 크기가 변하고 장 일부가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게실(곁주머니)이 생기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장시간 운전했을 때, 감기약을 먹거나 날씨가 추울 때 증상이 악화해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은 식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전립선비대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야채에 포함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전립선 내에서 항남성호르몬 효과를 일으켜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육류 줄이고 채소 섭취 늘려야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있으면 비뇨기과를 찾아 전립선 질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은 환자가 소변을 볼 때 불편한 정도를 점수로 매긴 전립선비대증 증상점수와 직장수지검사를 이용한다. 이 밖에 요속검사와 잔뇨검사, 경직장 초음파검사, 혈청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등을 하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 검사를 하면서 동시에 전립선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약물요법은 하루 1차례 복용으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고 부작용도 적다. 하지만 약물요법은 수년간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약물로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배를 열고 하는 개복수술과 내시경과 절제기를 요도로 넣어 전립선을 조각내 배출하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레이저로 전립선을 태우는 KTP레이저 전립선기화술, 레이저로 전립선막과 전립선을 분리해 조직을 없애는 홀뮴레이저 적출술(홀렙 수술) 등이 활용된다.

박재신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려면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흡연과 음주를 줄여야 한다"면서 "육류 대신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도움말 박재신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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