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김경해의 마케팅 이야기] 한국 관광, 아베<인도네시아>를 배워라

계성고·서강대(영문과 및 언론대학원) 졸업.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현 한국PR협회 및 한국PR기업협회 회장
계성고·서강대(영문과 및 언론대학원) 졸업. 전 서강대·중앙대·한양대 겸임교수. 현 한국PR협회 및 한국PR기업협회 회장

올해는 '대구경북, 중국인 방문의 해'

마케팅 초점 '다시 방문'에 맞춰야

印尼 아베 같은 국제 관광 전도사 확보

5년 이상 일관성 있는 전략 세우도록

한 기업이 큰 위기에 봉착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한 사람의 탁월한 마케팅 전문가가 그 기업을 구한 많은 성공사례가 있다.

세계적인 완구제조회사인 미국의 마텔(Martel)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완구제품에서 갑자기 납이 검출돼 어린아이들을 둔 미국의 모든 부모들이 제품을 리콜(recall)하라는 강력한 요구에 부딪쳤다.

마텔사 밥 에커트(Bob Eckert) 회장은 TV 생방송에 나와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 후속 대책을 발표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그의 메시지는 세 단어 즉, "To be parents!"(부모가 되겠다)였다.

"오늘부터 저는 마텔사의 회장이 아니라 우리 인형을 소지한 모든 미국 자녀들의 부모가 되겠습니다"라는 메시지였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감안해 마텔사의 회장은 모든 손실을 감수하면서 자녀들을 구하겠다는 강력한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에거트 회장의 메시지를 들은 미국 부모들은 크게 안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대규모 리콜 후에도 마텔사의 그 해 매출이 신장하는 기적을 이룩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한 성공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980년대 국제 관광관련 회의에 참석한 일이 많았었다. 그런데 회의 참석 때마다 필자를 감동시키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인도네시아 최고의 '관광 전도사'로 알려진 유프 아베(Joop Ave, 1934~2014) 인도네시아 관광청장이었다. 그는 뛰어난 영어 실력, 스피치 능력, 인도네시아 관광의 매력을 꿰뚫는 지식, 주위 사람들을 친구로 만드는 탁월한 사교술 등과 더불어, 입에 거품을 뿜으며 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야 하는지에 대한 열변을 토하곤 했다.

그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그를 관광장관으로 승진 발탁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해 국제관광 무대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게 했다. 탁월한 능력을 지닌 한 사람의 관광 전도사가 인도네시아를 관광대국이 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박근혜 대통령 초기 일부 정부 요직 인사와 관련해 비판과 말썽이 끊이지 않았던 시절 한국관광공사 사장 임명도 화제에 올랐었다. 관광과는 전혀 관련 없는, 선거캠프에서 도와준 데 대한 보은인사라는 비판이었다. 관광이라는 특수 분야에 있어서는 관광분야에 정통하고 미래발전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관광분야의 전문성과는 전혀 무관한 인사들을 낙하산 식으로 내려보내는 수준으로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절박한 국가적 수요로 등장하고 있는 '관광 한국'의 길을 열어갈 수가 없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한국의 브랜드 슬로건은 수없이 바뀌어 외국인들에게 혼돈을 주었다.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코리아, 비 인스파이어드(Korea, Be Inspired)→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 등, 장관이 바뀔 때마다 한국의 매력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이런 무책임하고 비전문적인 일이 발생하였다.

올해 '대구경북, 중국인 방문의 해'를 맞아 과연 대구경북은 이번에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다음에 다시 대구경북을 찾는 '리피터'(Repeater) 즉, 재방문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에 초점을 맞추기를 희망한다. 초기 전략으로 여행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면서 중국 관광객을 모집하는 방법은 필요하겠지만, 그들이 다음에 자진해 다시 방문할 때 대구경북은 올해의 많은 투자에 대한 결실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인도네시아의 주프 아베처럼 대구경북관광의 전도사가 되어 국제관광무대에서 대구경북을 대표하고 세계관광 무대의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들과 친구가 돼 각종 국제대회에 열심히 참가하여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적 관광전도사를 최소한 한 명이라도 시급히 확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그 전문적인 대구경북 관광전도사는 적어도 앞으로 5년 이상, 누가 시장, 도지사가 되어도 흔들림 없이 오로지 대국경북 관광 진흥에 온몸을 바쳐 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급 관광진흥 전략과 시스템을 대구경북이 주요 과제로 추진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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