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佛 천재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내달 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연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귀로 듣고 외웠죠"

내달 1일
내달 1일'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콘서트'에 참가하는 안드레이 이오누트 이오니처와 뤼카 드바르그'클라라 주미 강(왼쪽부터).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다음 달 1일(화) 오후 5시 열리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콘서트'에 참가하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음악 천재다. 대부분의 음악 신동들과 달리 그는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아버지는 기술자였으며, 어머니는 간호사였다. 그마저 부모가 일찍 이혼하는 바람에 어릴 때부터 조부모와 함께 살았으며 집에는 피아노조차 없었다. 그에게는 음악을 강요한 사람도 없었고, 도와준 사람도 없었다.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라디오조차 들은 적이 없었다.

1990년 프랑스 출생인 뤼카 드바르그는 11세에 독학으로 피아노를 시작했으며, 17세에는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했다.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독특한 해석과 자유분방한 연주로 세계무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10세 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2악장을 처음 들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러시아 음악은 10대 중반이 되어서야 접했다. 만나자마자 나는 직감했다. 내 안에 프로코피에프, 스크리아빈, 라흐마니노프가 있는 것 같았다. 듣자마자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치 작곡자가 내게 말을 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그는 악보 보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며, 프로코피에프 2번 3번 소나타, 스크리아빈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은 모두 귀로 듣고 외워버렸다고 한다. 러시아 음악은 인터넷으로 접했고, 악보 역시 인터넷에서 찾아냈다. 그가 피아노를 처음 접했던 것도 친구의 연주를 보는 순간이었다. 친구의 연주를 처음 들었던 10세부터 15세까지 피아노를 독학했고, 그나마 16세부터 20세까지는 피아노를 완전히 끊었다. 문학을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7세에 여자 친구를 사귀었고, 그녀와 함께 록밴드에서 2년을 보냈다. 그러나 그녀가 떠나버린 뒤에는 혼자가 되어버렸고, 절망에 빠진 채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며 고전문학을 읽었다.

2010년 6월, 20세 때 그는 지인의 권유로 작은 극장에서 연주를 했다. 그의 연주를 본 사람들이 전문적인 레슨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돈이 없었고, 먹고살기도 어려운 부모에게 음악 레슨을 받고 싶다고 말할 형편도 아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시인이라고 여겼어요. 내게는 아무도 없었고, 책이 전부였어요. 돈도 없고 할 일도 없었고, 그냥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만난 사람이 스승 레나(Rena Shereshevskaya)였다. 그리고 그의 인생은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레나는 재능 있는 청년을 찾아 콩쿠르 참가를 준비시키는 사람이었다. 이후 4년 동안 스승 레나의 지도 아래 뤼카 드바르그는 피아노만 연습했다.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이 프랑스 청년은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피아노 4위이자 모스크바 평론가협회 투표 최고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며, 4년에 1회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성악 등 4개 부문에 걸쳐 진행된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콘서트'에서는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와 함께 2015년 선정된 24명의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자 중 첼로 1위 안드레이 이오누트 이오니처, 바이올린 4위이자 최우수 협주곡 특별상 수상자인 클라라 주미 강 등이 연주한다. 053)25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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