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68'대구시 달서구) 씨를 마주하니 해맑다는 느낌이 들었다. 몸도 가벼워 잰걸음이 공처럼 튀었다. 활력이 넘치는 목소리는 상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김 씨는 이리저리 안내하며 브리핑을 했다. 졸지에 학생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김 씨는 국가보훈처와 한국토지공사에 다니다 퇴임했다. 노인 복지는 평소 관심이 많아 현직에 있을 때부터 틈틈이 공부를 해뒀다고 했다. 사회복지사, 노인상담사 등 취득한 자격증이 무려 20여 개에 달한다. 퇴직 후 시니어 강사, 미소친절 모니터 등으로 활동하다 2014년 대구시 경로당 광역지원센터장이 되었다.
"경로당 회원은 65세 이상 되어야 자격이 주어집니다. 우리는 노인, 즉 늙은 사람이 되지 말고 존경받는 어르신이 되어야 합니다. 노인은 공짜를 좋아하지만 어르신은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을 가꾸며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어르신으로 대접을 받되, 받지만 말고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회를 위해 자원봉사와 재능 기부 등 다양한 나눔을 합니다."
대구시 노인 인구는 2015년 10월 31일 기준 31만795명(전체 인구의 13%)이며, 이 중에서 경로당 소속 회원 수는 5만5천859명(18%)이다. 비율을 보면 남자 32%, 여자 68%이다. 대구시에는 1천438개의 경로당이 있으며, 광역지원센터에서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광역지원센터는 '어르신이 건강해야 국민이 행복합니다'라는 모토 아래 경로당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건강드림사랑방'을 운영하며 심폐소생술 교육, 치매예방 교육을 통해 '건강 리더'를 양성한다. 초등학교를 찾아가거나 학생들을 초청하여 충'효 예절도 가르친다. 이 모든 일을 경로당 자체에서 지도자를 양성하여 역량 강화를 하는 것이다.
김 씨에게 어떤 취미 생활을 하느냐고 물으니 현재 하는 일이 취미이고 보람이란다.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강의, 상담, 지도, 레크리에이션 등을 하느라 다른 쪽에는 시간을 배분할 수가 없다고 귀띔했다.
김 씨는 "어르신들은 순수하다"고 말한다. 경로당을 방문해 먼저 악수하고, 그다음에 안아주면 마음을 열고 말문을 연다고 했다. 그때는 마주앉아 이야기를 들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옛날을 회상하는 이야기를 하죠. 가슴속 응어리를 말할 수도 있고, 누군가가 들어줄 때 어르신들은 외로움을 해소합니다."
김 씨는 책상 가득한 프린트물 더미에서 좋은 글 몇 장을 찾아 건넸다. 그 가운데 하나는 '수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수영장 바꾼다고 해결 안 되고, 일하기 싫은 사람은 직장을 바꾼다고 해결 안 되며, 건강을 모르는 사람은 비싼 약 먹는다고 낫는 게 아니고,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상대를 바꾼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내가 변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는 내용이었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해야 할 일이 있기에 하고 싶은 일도 생긴다는 말이 아마 김 씨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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