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춘제 부양책 '약발' 다한 中 증시 또 붕괴…상하이 6.4%↓

 중국 증시가 6% 이상 추락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7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41% 떨어진 2,741.25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 지수가 이처럼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은 지난달 26일 6.42% 하락 마감한 이래 처음이다.

 상하이 지수는 이날 마감을 14분 남긴 오후 3시46분(한국시간) 2,730.1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선전종합지수는 7.34% 떨어진 1,738.67에,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6.14% 하락한 2,918.75에 각각 장을 마쳤다.

 하락세는 주로 군수,건설,컴퓨터 관련주에서 두드러졌다.

 중국의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선전증시 창업판(차이넥스트·ChiNext) 지수는 이날 7.56% 내리며 2,037.14를 나타냈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아시아 증시가 혼란을 겪던 중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던 중국 증시가 돌연 폭락한 것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와 함께 그간의 부양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천젠(陳劍) 다퉁(大同)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춘제 연휴 이후의 반등세가 지속적으로 약화되면서 폭락으로 이어졌다"며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교체 등 카드의약발이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증감회 주석 교체 이후 중국 당국이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증시 상승세를 만들어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내달 1일부터 기업공개 제도를 심사제에서 등록제로 바꿀 수 있는 권한이 국무원에 부여되면서 시장에 창업판(차스닥)이 등록제 모델을 먼저 적용하기 위해 상장심사를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전해진 것도 투자자들의 투매세에 영향을 미쳤다.

 등록제 시행시 상장 기업이 늘어나며 증시자금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국제금융센터 최성락 연구원은 "1월 말 이후부터 중국 증시가 10% 반등했는데 조정 없이 3,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의구심이 제기됐다"며 "전반적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궈타이쥔안 증권의 장신 애널리스트도 "개미투자자들은 아직 연초 증시 폭락 사태로부터 회복하지 못했지만,기관 투자자들은 시장이 조금이라도 회복했을 때 차익을 실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이 춘제 전후로 시장에 대거 풀어놓은 유동성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시장에 자금이 말랐고,증시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주 만기가 돌아오는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규모는 총 9천600억 위안에 이른다.

 최 연구원은 "춘제 전에 풀었던 유동성이 만기가 돌아오는데도 당국이 만기 연장을 하지 않아서 단기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유동성 경색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정적인 악재는 없었지만 고질적인 저유가 현상과 오는 26∼27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둔 시장의 불안이 겹치면서 증시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중원증권의 장강 전략가는 블룸버그 통신에 "시장의 어떤 소식도 이 같은 폭락을 촉발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과 한국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1.41% 오른 16,140.34에,토픽스 지수는 1.79% 상승한 1,307.5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샤프가 폭스콘에 매각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샤프 주가가 장중 21% 폭락하는 등 크게 출렁였지만 일본 증시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는 0.32% 오른 1,918.57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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