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교육의 청렴, 새 패러다임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의 학교로부터 문자를 받게 될 것이다. 그것도 학교와 학년이 다른 두 아이의 학교에서 '우리 학교는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 등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받게 될 것이다. 이런 문자는 새 학기, 스승의 날, 상담 기간 등 1년에 수차례 받게 된다.

스승의 날, '용돈으로 가슴에 다는 꽃이라도 하나 사서 선생님께 달아 드려라'고 하면 초등학생인 아들은 두 손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난리를 친다. '그러면 손 편지라도 써가라'고 하면 선생님께서 절대 가져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따로 편지 쓸 시간을 주신다면서 짜증을 낸다. 청렴에 의심이 되는 여지를 두지 않겠다는 학교와 선생님, 아이의 매정할 정도의 청렴의식에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몇 해 전 교육청 학부모 명예감사관이 되어 학교 감사에 몇 차례 참여하면서 교육의 청렴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다. 학교의 행정 및 회계의 전문적인 부분에서 잘못을 찾아내겠다는 과욕은 내려놓고, 학부모 입장에서 다양한 감사 활동을 했다. 여러 가지 행정 절차, 몇 만원 이상 공개 입찰, 몇 만원 이상 선물 및 식사 금지, 재무회계의 정보 공개 등 수많은 규제 항목과 관련 행정 자료를 따로 예로 들지 않더라도, '청렴도 상승 전국 1위'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이뤄진 대구 교육의 노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또 대구시교육청이 국가권익위원회 주관 2015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 청렴도 최우수(1등급) 기관에 선정된 결과를 보더라도 교육행정가와 학교 선생님들이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뼈와 살을 깎는 노력을 하며 청렴의식 확립 및 확산에 기여해 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교육의 청렴은 촌지 근절이나 학교 행정과 회계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련의 감사활동에서 그 패러다임을 전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청렴의 위상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 청렴에 대해 체득할 수 있고 모든 교육활동 과정에서 민주적 결정과 형평성에 맞는 교육이 실행될 수 있도록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또 'Clean(클린) 대구 교육'뿐만 아니라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한 과정과 절차를 통한 'Safe(세이프) 대구 교육' 등을 교육 청렴의 개념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교육의 청렴은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만족도 조사를 통해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교사, 학생, 부모, 교육행정, 학교, 지역사회 간 소통과 믿음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미래 시민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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