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988! 빛나는 실버] 은종일 군위문인협회장

수필가인 소본 은종일(71'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씨는 수상집 '거리' 등 세 권의 작품집을 낸 중견 작가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현직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바쁘게 산다는 소리를 듣는다. 보통 서너 개의 역할이 중첩되어 이어지는 전형적인 다중역할 수행자이다.

언젠가 문학행사장에서 "맡은 일이 무엇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놀랍기만 했다. 달구벌수필문학회장, 대구교대 '수필과 지성' 창작아카데미 원장, 다니는 성당의 총회장, 800명에 이르는 직장 퇴직자 단체 회장…. 더욱이 각기 다른 성격의 직함을 하나같이 "떠밀려서 맡았다"는 설명에서 그의 인품이나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군위군 소보면 출신으로 군위문인협회장이기도 한 그는 대구상고를 나와 공채로 한전에 입사, 38년을 근무한 뒤 정년퇴임했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경북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파이다. 재임 중에는 노무관리 유공자로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은 회장은 은퇴하고 나서 오랫동안 장례봉사를 했다. 쉽지 않았을 결정은 사명감에서 비롯됐다. "가톨릭 신자의 신앙적 체험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은퇴를 앞두고 무엇을 할까 생각하던 차에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장례지도사과정이 개설된 걸 알게 되었지요. 어렵다고 여기는 분야여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에 곧장 등록을 했지요. 씻고, 닦고, 바르고, 입히고, 묶고, 묻는 과정을 6개월 동안 교육받았습니다. 그 후 소속 성당에서 장례 책임을 맡아서 4년여 동안 100여 분을 모셨습니다."

은 씨는 장례봉사의 소감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잘못된 죽음은 삶 자체를 잘못된 것으로 종결짓습니다. 역설적으로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길입니다. 고인의 얼굴을 보면 삶이 보입니다. 고인의 모습에서 상가의 분위기마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임종을 지키거나 유족을 통해 유언을 접하노라면, 고인들의 회한(悔恨)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어요. 대체로 가족 사랑을 실천하지 못한 것, 용서받지 못한 것, 인색하게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서 터득한 것이 '가까운 사람일수록 소홀함이 없어야겠다'는 깨우침이었어요. 장례봉사는 죽은 자의 메시지를 우리들의 삶에 접목할 수 있는 인생 최대의 가르침과 조우하는 일이지요."

은 씨는 2014년 11월 25일 군위문인협회를 창립하고, 지난 2월 1일 회원들의 작품집 '군위문학' 창간호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아울러 대구교육대학교 개설 '수필과 지성' 창작아카데미 제20기 개강 준비와 함께 여러 문학단체의 연간 계획 수립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물론 그 가운데에서도 짬을 내 자기계발을 위한 시 창작과 문예 비평에도 매진하고 있다.

"쓰임은 씀으로써 결정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는 말에서 은 씨의 생활철학은 물론 그의 1모작에 이어 2모작 인생도 훌륭하게 가꿔지고 있음을 진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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