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산그룹 '4세 경영' 박용만 회장 물러나고 박정원 직책 승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박용만 회장은 2일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박용만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큰 조카인 박정원 두산 회장에게 승계함으로써 두산그룹은 오너 4세 경영 시대가 열리게 됐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故) 박두병 회장의 맏손자다. 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박승직 창업주부터 따지면 박정원 회장은 두산가 4세다. 박정원 회장은 25일 두산 정기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 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오래전부터 그룹 회장직 승계를 생각해 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까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 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하는 등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그간 박두병 회장의 유지에 따라 형제간에 경영권을 승계해왔다. 박두병 회장의 장남인 박용곤 회장부터 시작해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박용만 회장까지 차례로 경영권을 이어왔다.

한편 31년 전 사원으로 입사한 박정원 회장은 두산가 4세들 중 가장 맏형으로 그룹 경영을 물려받을 1순위로 꼽혀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정원 회장은 대일고를 나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1989년 미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1985년 옛 두산산업(현 두산글로넷BU) 뉴욕지사 사원으로 입사해 2007년 옛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지주회사인 두산의 부회장도 겸직했다. 2년 뒤 2009년 두산건설 회장으로 승진, 두산가 4세 중 처음으로 회장직에 올랐다. 평소 성품이 과묵하고 소탈해 재벌가 자제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야구광'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박용만 회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턴어라운드에 힘을 보태는 한편 두산 인재양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된 DLI㈜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두산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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