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대 초반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 무려 300년 동안 12대를 내려오며 만석꾼의 전통을 가졌고, 백산상회를 세워 독립자금을 지원했으며, 남은 전 재산을 교육기관(영남대 전신인 '대구대'와 '청구대') 설립에 출연한 집안이 있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존경을 받아온 조선시대 경주 최 부자의 이야기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큰 부자가 부를 유지하면서 존경을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최 부잣집은 어떻게 부를 유지하면서도 국민에게 존경을 받았을까?
그 비결은 최씨 집안의 가훈에 나타나 있다. 이 중에서 눈여겨볼 내용은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마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이다. 최 부잣집은 이런 가훈에 따라 만석 이상 재산이 쌓이면 소작료를 낮추는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주변의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수입의 일부를 빈민 구제에 사용했다. 부와 존경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나눔'에 있었던 셈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각나게 하는 최 부잣집의 가훈을 오늘날 우리 일반 시민들이 실천할 방법이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낸 세금은 각종 사회복지 정책과 사회 인프라를 확충하는 재원이 되어 우리 사회를 보다 살기 좋게 만드는 거름이 된다. 자랑스럽게도 대구시민들의 성실납세 수준은 전국 최상의 수준이다. 지난 2014년 대구시 취득세 징수율은 99.8%로 전국에서 최고를 기록하였고, 지난해에도 세종시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징수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5년 중구, 서구, 남구의 취득세 징수율은 무려 99.9%에 이르고, 북구, 수성구, 달서구도 99.7%이다. 시민들께서 신성한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주고 계신 덕분이다.
취득세는 부동산이나 차량 등 재산을 취득하고 납부하는 세금으로 올해 대구시의 취득세는 9천377억원으로 지방세 2조4천76억원의 38.9%를 차지하는 중요한 자주재원이다. 신고납부 세목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징수율이 99.9%에 이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시민들께서 주인 정신을 기본으로 성숙된 납세 의식을 발휘해 주신 결과이다. 지면을 통해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러한 시민의 높은 납세 의식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구 경제가 활성화되고 시민이 시장이 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대구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시는 물, 의료, 에너지, 전기자동차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시민원탁회의, 현장 시장실, 시민모니터단 운영 등 시민의 시정참여 보장시책을 확대하고 있다.
더욱이 주민참여예산에 시민이 납부한 주민세를 전액 배정하여 시민이 직접 사업을 발굴하고 결정하도록 하여 시민의 납세 의식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민이 주인인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우리 대구가 어떤 곳인가! 대구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시대적 사명감과 책임 의식이 충만한 선비정신의 본향(本鄕)이다. 구한말 나라의 빚을 갚겠다고 아녀자들이 금가락지와 비녀를 선뜻 내놓은 자랑스러운 국채보상운동의 발상지이자 최 부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고장이다. 유구한 역사를 흐르며 대구를 보듬어 온 금호강, 낙동강의 물결처럼 오늘을 사는 우리 대구시민들의 마음속에도 선비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 같아 가슴 뿌듯하다. 3일 제50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크게 외쳐본다. "성실한 납세… 당신이 바로 대구의 진정한 주인이고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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