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출신 감독·대구의 힘이 보태져 만든 '鬼鄕'

조정래 감독 10년 전부터 제작 전념, 최봉태 변호사 "일본인에게도 보여줘 인식 바꿔야"

영화 '귀향'은 대구가 특별히 의미를 부여해야 할 작품이다. 우선 이 영화를 만든 조정래 감독이 대구 출신이다. 또 대구에서는 대구여성회가 1995년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시작했고, 1997년에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정식 출범돼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저변의 역량이 영화에 대한 큰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3'1절이었던 지난 1일 대구의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초청으로 권영진 대구시장 등 지역 유명 인사 60명이 영화 귀향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10여 년 전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만드는 데 주축이 됐고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소송에 매진해 온 최봉태 변호사도 있었다. 그는 조정래 감독의 대구고등학교 선배다. 그리고 조정래 감독 역시 10여 년 전부터 영화 귀향 제작에 전념해왔다. 지난 10년간 각자의 위치에서 일제가 짓밟은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힘써 온 대구 출신 두 인사의 영화 귀향 이후 행보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최 변호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잘못된 인식에 있다. 그것은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매춘부'로 보고 있다. 그래서 원폭 피해자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위안부 문제는 보상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것은 물론 공감까지 불러일으키는 영화 귀향을 최대한 많이 알려야 한단다. 최 변호사는 "일본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를 많이 보여주고 인식을 바꾸고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또 일본과 관련 협상을 앞두고 있는 대만을 비롯해 중국 등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안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에도 이 영화를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국내에서 영화 귀향의 인기가 식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을 시작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도 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또 깊숙이 공감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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