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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탄타늄' 산업 시대 연다] <3>경북형 탄소산업 클러스터 뜬다

"탄소산업 함께 일궈요" 구미5산단 전국 200개 기업 러시

경북형 탄소산업 클러스터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는 구미하이테크밸리 부지. 매일신문 DB
경북형 탄소산업 클러스터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는 구미하이테크밸리 부지. 매일신문 DB
미국 시애틀 탄소산업 클러스터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보잉사의 787 여객기.
미국 시애틀 탄소산업 클러스터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보잉사의 787 여객기.
BMW i8 자동차
BMW i8 자동차

탄소 소재가 가장 많이 쓰이는 분야는 우주'항공과 자동차 분야다. 가볍고 강한 탄소 소재의 특성 때문이다. 일본, 독일, 미국 등 글로벌 항공, 자동차 기업은 탄소 소재를 사용해 획기적으로 무게를 줄이면서도 강도는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 기준 탄소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13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8.1%씩 초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 규모 또한 2025년 기준 4조1천억원까지 급팽창한다.

경북도는 이 같은 탄소산업 시대에 대비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의 전통 주력산업에 탄소산업을 결합해 전자, 자동차, 기계, 환경, 에너지 등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경북의 산업체질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북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은 지난해 4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으로 선정돼 오는 6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결과 발표에 상관없이 이미 전국 200여 기업이 참여를 희망하는 등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왜 탄소산업 클러스터인가?

지난해 3월 BMW는 차체 전체를 탄소섬유를 사용해 만든 'i8'를 국내에 최초로 공개했다. i8의 차체 무게는 성인 두 사람이 양쪽에서 들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줄어든 무게 덕분에 ℓ당 47.6㎞를 달리는 놀라운 연비를 자랑한다.

i8의 탄소섬유 기술이 탄생하기까지는 독일 MAI 카본 클러스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MAI는 AUDI와 BMW 등 프리미엄 자동차 생산 기지가 위치한 뮌헨(M), 아우크스부르크(A), 잉골슈타트(I) 등 3개 도시를 주축으로 한 탄소산업 클러스터 연합체다. 46개 기업과 15개 교육'연구 기관이 집적해 독일 정부와 AUDI, BMW 등 기업의 지원으로 탄소섬유, 탄소복합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CFK(탄소섬유복합재) 밸리는 대형 항공사인 에어버스(Airbus)사를 주축으로 한 또 다른 탄소산업 클러스터 연합체다. 탄소 기업 100여 개사와 기관, 대학이 밀집해 있다. 항공 분야뿐 아니라 공정자동화, 산업용, 자동차 탄소복합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매년 탄소복합재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시애틀 탄소산업 클러스터가 주목받고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주의 경제'산업 중심도시로 워싱턴대학 복합재료 연구소, 람보르기니 자동차 연구소, 보잉 항공기 생산공장, 헥셀(도레이 등 일본 기업과 함께 세계 탄소섬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 기업)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연구소와 기업이 집적해 미국의 탄소복합재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경북의 탄소산업 클러스터는?

경북도는 산'학'연 집적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경북형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탄소 소재를 다양한 산업에 융'복합해 신산업을 창출하는 한편 탄소 소재 분야 중소'중견기업을 집중 육성해 경북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2년 19대 대선 지역공약사업으로 채택된 이후 2014년 10월에는 김관용 도지사가 직접 탄소섬유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도레이 본사를 방문해 투자 및 기술지원 협력을 약속받는 등 사업 추진에 공을 들여왔다.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핵심은 2016~2020년 5년간 총사업비 5천85억원을 투입, 구미 국가5산업단지 내 66만㎡ 부지에 탄소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구미에서 칠곡~대구~경산~영천~경주~포항에 걸친 탄소산업 벨트를 연결하는 것이다.

경북은 ICT, 철강, 자동차부품, 섬유산업의 인프라와 탄소 응용(디지털기기, 에너지부품 등) 융복합 부품산업 기반이 잘 조성돼 있고 탄소섬유, 흑연 등 탄소 소재기업이 밀집해 있다. 또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경북그린카부품진흥원,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우수한 연구지원기관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기업에 대한 체계적 육성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경북도는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탄소 소재 혁신 중소기업 300개사 이상을 육성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탄소 기업을 유치하라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4월 경북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하면서 경북도는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추진과 사전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 집적을 통해 상용화센터, 성형기술지원센터 등 클러스터 내 구축 예정의 인프라 및 장비 활용도를 높이고, 기업 간 원활한 기술 공유와 확산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경북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전국 194개사에 이른다. 이 가운데 22개사가 2억원 이상(5년간)의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5개사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대구 50개사, 부산'울산'경남 17개사, 서울'경기 15개사, 대전'충남 4개사, 전북'전남 3개사 순이다.

경북도는 앞으로 참여기업 수를 300개로 확대하는 한편, 참여 기업들을 중심으로 민간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클러스터 내 기업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북도는 탄소산업 클러스터 성패는 결국 참여 기업에 달렸다고 보고, 지원시스템을 강화한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해 9월 구미에서 열린 '경북 탄소육성전략 포럼'을 통해 클러스터 참여기업을 3단계로 분류했다. 기업의 수요와 연구개발 능력 등에 따라 요소기술 해결 기업, 상시 지원 기업, 집중 육성 기업 등으로 구분했다. 단계별로 장'단기 연구개발(R&D) 및 기술이전 사업을 지원하고 시설 및 장비 이용 수수료 할인, 교육훈련 참가, 수탁과제 우선 지원 등에 나선다.

여기에 국내외 기업연구소의 기술이전 및 교류 확대를 병행한다. 일본 도레이, 독일 크라우스마페이, 오스트리아 알펙스사 등 다수의 일본, 독일 및 미국 기업 및 연구소들이 자본투자,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의 형태로 참여를 희망하는 등 해외기업의 클러스터 참여가 활발하다. 여기에 국내 대기업이 주도하는 연구개발 과제 등을 추진해 지역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유도한다.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경북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핵심은 결국 '기업'"이라며 "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탄소 소재산업이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행'재정적인 지원과 산업화 터전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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