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생부 파문 가라앉았지만…TK 현역 운명은?

"비박 물갈이 위해 친박 먼저 내쳐, 명단대로 5∼10명 컷오프 가능성"

새누리당 4'13 총선 '공천 살생부' 파문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살생부에 포함된 대구경북 현역의원들의 생사 여부는 여전히 관심 대상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4일부터 경선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정하면서 조만간 대구경북의 경선 지역 및 컷오프 대상자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살생부 명단과 실제 컷오프 대상자가 어떻게 정리될지 조만간 판가름 나게 된다.

논란이 된 살생부는 4개가량의 '버전'이 유통됐고, 거명된 의원의 숫자는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30여 명까지 다양하다. 이 중 대구경북 현역의원은 5~10명가량이 포함됐다. 이 중에는 이른바 '진박 후보'들이 출마한 대구의 초선 의원뿐만 아니라 친박 중진과 비박 중진 의원까지 폭넓게 포함됐다.

이 때문에 비박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하려는 명분을 얻기 위해 친박 중진을 먼저 내치는 '육참골단'(肉斬骨斷: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취한다는 의미) 선거전략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대구경북에 한해 살생부 명단이 결국은 들어맞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살생부에 포함된 현역의원들이 이전부터 컷오프 가능성이 제기됐던 의원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살생부 명단이 공론화된 마당에 공관위도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결국 살생부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이 컷오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일부는 명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살생부를 작성한 측의 시나리오가 의도하지 않게 공개되면서 현실화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공관위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살생부가 유포되면서 '컷오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얘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자존심 강한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살생부 작성자들의 '아바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살생부 명단에 포함된 한 현역의원 측은 "손해 볼 것이 없다. 공관위가 살생부대로 컷오프 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살생부대로 현실화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 살생부 명단에 포함된 현역의원들은 표현은 않지만 내심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비슷한 처지에 빠진 의원들끼리 계파를 떠나 향후 공동 대응 공감대까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살생부 명단이 어떻게 현실화되느냐에 따라 대구경북 정치판이 또 한 번 요동을 치게 될 것"이라며 "살생부가 자칫 공관위의 컷오프 전략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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