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30분∼밤 9시, 긴장의 연속이죠…대구-안동 통근버스 운전 이인상 씨
경북도청 회계과 소속의 8급 공무원인 이인상(51) 씨는 요즘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청 공무원 30여 명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옮겨간 뒤 통근버스 2호차를 몰고 있다. 대구역에서 신도청까지 매일 도청 공무원들을 출퇴근시키고 있는 것.
그는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차고지인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으로 출근해 40인승 버스를 점검한 뒤 7시 10분에 대구역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30여 명의 공무원과 만난 이 씨는 중앙고속도로를 통해 1시간 20여 분간 장거리 운전을 한다.
돌아올 때는 오후 6시 30분 신도청을 출발해 오후 8시 대구역에 도착한 뒤 버스를 차고지에 두고 집으로 귀가한다. 집에 도착하면 오후 9시가 넘은 시간. 이때가 되면 파김치가 된다고 했다. 그만큼 부담이 심한 탓이다. 그는 "2014년부터 도청 버스 운전대를 잡았는데, 대구 도심을 운전할 때와 지금처럼 고속도로를 통해 1시간 이상 운전하는 것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 특히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길이어서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출퇴근길 고속도로는 워낙 차들이 빨리 달려서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중앙고속도로 경우 북대구IC에서 서안동IC까지 두세 곳 정도 갑자기 감속하는 구간이 있지요. 게다가 경북 북부지역은 겨울철에 눈이 많이 내리고, 도로가 빙판길인 경우가 많지요. 바람도 많이 불어요. 조금만 정신줄을 놓아도 큰일납니다."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대부분 서둘러 일어나기 때문에 출근길 버스는 이내 조용한 취침 장소로 변한다. 이 씨는 "대부분 피곤하니까 다들 잠을 잡니다. 버스 안은 절간처럼 어둡고 조용하다. 그래서 더욱 졸음이 오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고 했다.
◆식당 부족한 상황 직원들 건강 책임 무거워…구내식당 최도윤 지점장
신도청이 문을 열고 가장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곳이 바로 구내식당이다. 대구 산격동에 있을 때는 도청 인근에 식당이 즐비했지만 신청사에는 한 끼 제대로 먹을 만한 식당이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 가장 가까운 식당도 차로 10여 분을 달려 나가야 할 정도다.
그래서 점심식사 배식이 시작되는 11시 30분부터 구내식당은 전쟁터가 된다. 식당은 550석 규모이지만, 점심에만 하루 평균 800~900명이 찾는다고 했다. 이때가 되면 구내식당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최도윤(56) 지점장의 눈과 귀는 더욱 바빠진다. 조리사 경력만 20년이 넘은 그이지만,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사 오면서 직장을 새로 얻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혹여 반찬이 허술하다. 맛이 없다. 질이 떨어진다 등 공무원들의 불평이 하나라도 나올까 싶어 항상 긴장 속에 살고 있어요."
최 지점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해 신라호텔 양식부에서 조리 일을 배웠다. 이후 포항으로 옮겨 포항제철 영빈관에서 조리장으로 오래 일을 했다. 최근엔 자영업에 손을 댔다가 접고는 지난해 경북도청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신도청 주위에 변변한 식당이 없어 구내식당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면서 "아직까지 체계가 잡히지 않았지만 직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은 물론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요즘 식재료 값이 많이 올라 한 끼 3천500원에 맛과 질을 모두 담보하는 데 힘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식사를 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