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팬들에게 5년 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지구 2위 자리를 놓고 혈전을 벌였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던 보스턴은 9월 연전연패했고, 탬파베이는 착실하게 승리한 끝에 정규시즌 162번째 경기에서 승자가 가려지게 됐다.
탬파베이는 뉴욕 양키스전에서 9회 2아웃까지 6-7로 끌려가 그대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되나 싶었지만, 대타로 등장한 댄 존슨(37)이 양키스 투수 코리 웨이드로부터 극적인 동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을 발판으로 탬파베이는 연장 승부 끝에 8-7로 역전승했고, 그대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162번째 경기 날'로 기록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6일(이하 한국 시각) 동점 홈런 주인공 존슨이 투수로 전향, 그라운드에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존슨이지만, 화려한 선수생활을 한 건 아니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 작년까지 메이저리그 443경기 타율 0.234 57홈런 203타점을 기록했다.
2011년 역사적인 홈런을 쳤지만, 시즌 성적은 타율 0.119 2홈런 4타점으로 저조했고, 이후 4년 동안 4개 팀을 떠돌며 44경기밖에 못 나왔다.
작년에 뛰었던 세인트루이스와 재계약에 실패한 존슨은 너클볼 투수 변신을 택했다.
탬파베이는 존슨의 가능성을 인정, 올해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존슨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건 이것이었고, 다시 탬파베이로 돌아와 기쁘다. (투수 전향을) 처음 시도한 건 아니지만, 진지하게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2013년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여덟 차례 불펜에서 공을 던졌던 존슨이지만 바로 방출돼 투수 꿈을 이루지 못했었다.
너클볼은 메이저리그 마운드가 간절한 이들의 종착역 중 하나다.
던지는 데 큰 힘이 필요하지 않지만, 대신 피나는 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필 니크로를 시작으로 팀 웨이크필드, R.A. 디키 등이 유명한 너클볼 투수다.
부상 혹은 부진으로 물러날 곳이 없을 때 이들은 너클볼에서 답을 찾았다.
존슨 역시 "너클볼에 내 모든 인생을 담아 던진다"며 특별한 애착을 보였다.
탬파베이와 사인한 존슨이 당장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건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또 경쟁력을 보여줘야 '빅리그 투수' 데뷔가 가능하다.
존슨은 "어떤 경쟁도 이겨낼 수 있다. 나는 준비가 됐다. 팀이 날 도미니카 리그로 보내도 괜찮다"고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 역시 "존슨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서 "우리 팀을 위해 엄청난 홈런을 쳤던 선수가 새로운 도전을 했다. 모든 이들이 흥분했고, 우리 팀에 특별한 힘이 될 것"이라고 그의 도전에 갈채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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