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 후퇴 문재인 인재 영입 신선해
정치 물들지 않은 다방면 1천여 명
새누리, 눈에 띄는 수혈 없이 내분만
경남 양산 자택에 칩거 중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2017년 대선 잠룡들 가운데 지지율이 올라갔다. 16.1%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21.8% 지지율로 1위였지만, 신년 여론조사보다 좀 떨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대권 주자에 대한 관심도가 약간 줄어든 결과로 보이는 이 여론조사에서 박원순'김무성'안철수'오세훈'손학규'정몽준 모두 하락세였지만, 김문수도 약간 올랐다.
정치 2선으로 물러난 문 전 대표가 의외로 약진한 이유는 뭘까. 그건 뭐니뭐니해도 문 전 대표가 치밀하게 준비한 인재 영입의 참신함과 다양함에 기인한다. 정윤회 문건과 연루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영입한 데 대해 논란은 있지만, 문 전 대표가 만든 인재 영입 리스트에는 피겨선수 김연아, 축구감독 차범근은 물론 3천억원대 자산가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유영민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 여상 출신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수혁 전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들어 있다. 처음에는 500명 선이었지만, 물러나기 직전 영입 대상 인재 리스트는 1천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부분 정치 때가 묻지 않은 신인들이다.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이하 김 대표)이다. 문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낙향하면서 대신 내세운 김 대표가 지난 한 달여 동안 치고 나가는 '스리쿠션 정치'가 해묵은 정치판, 특히 오랜 타성에 젖은 야권에 신선한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화법은 정곡을 찌르는 단칼 화법이다. 속을 알 수 없는 크레믈린식 화법과는 거리가 멀다.
문 전 대표가 영입한 김 대표의 목표는 깔끔하다. 점차 심각해지는 양극화와 빈부 격차를 경제민주화로 잡아내고, 다양하게 수혈한 인물 경쟁을 통해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 교체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관성조차도 과감하게 던져 버리는 실용주의적 결단력이 돋보인다.
그렇게 해서 발목 잡는 야당, 심판받아야 할 야당 이미지를 씻어내고 환골탈태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와 사안마다 의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추측이 난무하지만, 쌍방 신뢰를 바탕으로 암묵적 동의는 오가는 것으로 보여진다.
현행 '87년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은 김 대표를 장수로 내세우기 위해 문 전 대표는 3년이나 공을 들였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부부가 같이 나서는 치밀한 포석을 뒀다. 박근혜 캠프의 경제 멘토로 경제민주화를 역설했지만, 실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멀어진 김종인의 결단을 도운 것은 김 대표의 부인 김미경 전 이화여대 교수다.
문 전 대표 부부의 '동반 삼고초려'를 보아왔던 아내가 남편 김종인의 등을 떠밀어 더민주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는 개성공단 폐쇄에 반대하는 기존 야권과는 달리, 핵과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 궤멸론까지 거론했다. 야권에서 나오리라 꿈도 꾸지 못한 국가 안보 위주의 멘트가 나오자 중도파 무당층의 마음이 조금씩 당겨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가 오름세이다.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야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지지세 결집 효과 못지않게, 총선 연기로 연결될 위기에 처하자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를 포함한 강경파들에게 "총선 결과를 책임질거냐"고 몰아세워 주저앉히면서도 '야권 통합'이라는 출구전략으로 크게는 야권 재편 작게는 야권 연대 카드를 던졌다.
수권을 꿈꾸는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 전략과는 달리, 친박'비박, 공관위원장과 당 대표, 살생부와 여론조사 유출로 찌질이 정치를 보이는 새누리당의 대오각성은 보이지 않는다. 겨우 친박 3선 의원 한 명을 포함한 1차 공천을 발표했지만, 적장을 끌어안고 낙동강으로 몸을 던진 것도 아닌데 논개작전이라니 우습다. 새누리당, 잘못하면 큰코다친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