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내 농'산'어촌 마을의 심각한 저출산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패'였던 외국인 신부가 급감하고 있다. 정부의 '국제결혼 건전화' 조치에 따라 국제결혼 규제가 강화된데다 중국'베트남의 인구구조가 변화, 신부들이 드물어지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 따르면 경북에 시집온 이주여성은 2011년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한 해 2천 명 가까이 되던 것이 지난해 결국 1천 명 선이 무너졌다. 2008년 1천856명에서 지난해 811명까지 급감한 것이다.
경북도 내 결혼이주여성의 절대다수는 동남아 출신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이 378명(47.37%)으로 가장 많고, 중국 148명(18.55%), 일본 83명(10.4%), 필리핀 75명(9.4%), 캄보디아 30명(3.76%) 순이다.
경북 결혼이주여성 출신국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베트남 신부의 경우, 2008년 899명에서 2015년 378명으로 8년 새 521명이나 줄어들었다.
동남아 신부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정부가 "'묻지 마 결혼' '사기 결혼'을 막겠다"며 국제결혼 문화 건전화 조치에 나서면서다. 정부는 2013년 8월부터 국제결혼중개업 등록 기준을 '1억원 이상 자본금 보유'로 강화, 2010년 96곳에 달했던 경북도 국제결혼중개업체가 이달 현재 22곳까지 줄면서 결혼 중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게다가 경북 총각과 가장 많이 맺어지는 베트남과 중국의 남녀 성비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 처녀가 귀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여아 100명당 남아 숫자가 119.1명으로 세계 1위의 남초(男超) 국가이다. 불과 4년 뒤인 2020년이면 결혼적령기 남성 중 3천만 명이 짝을 찾지 못한다.
베트남 역시 지난해 기준으로 여아 100명당 남아 숫자가 113.8명으로 중국에 이은 아시아 2위의 남초 국가다. 베트남과 중국은 결혼이주여성 '유출' 에서 '유입' 국가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남아 신부 감소는 농'산'어촌 인구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경북 다문화가정 출생은 2013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2011년 1천501명에 달했던 경북 다문화가정 출생신고 수는 2015년 1천178명까지 급감, 곧 1천 명 선이 깨질 것으로 우려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다문화인구 감소는 국가적 위기로 불리는 인구절벽 시대를 앞당길 수밖에 없다"며 "다문화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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