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 내 여성 임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0개국 중 가장 낮다. 전체 직원 대비 성별 임원 비율은 남성이 2.4%인 반면 여성은 6분의 1에 그친 0.4%였다. 이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OECD가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다. 우리 여성이 어느 나라보다 심한 소위 '유리천장' 벽으로 차별받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우리 여성이 직장, 가정,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부담, 피해의 한 부분일 뿐이다. 전반적인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에도 직장 내 차별은 요지부동이다. 임원 진출 장벽 말고라도 임금 격차 역시 그렇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0년 남성의 73.1% 수준인 여성 임금은 2014년에는 72.1%로 되레 후퇴했다. 한국의 남녀평등은 거꾸로인 셈이다.
가정의 양성평등은 더욱 요원하다. 통계청의 2014년 성별'연령별'소득계층별 가사 노동시간 조사 결과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 노동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43분인 남성의 4.5배였다. 가사 분담 조사에서도 남녀가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답변은 16.1%에 그쳤다. 부인이 전적으로 또는 부인이 주로 맡는다는 답이 80.5%였다. 미취학 자녀 돌봄시간 역시 53분의 남성에 비해 여성은 3시간 2분이나 됐다. 가정의 숱한 부담은 오롯이 여성의 몫이었다.
여성은 또 주요 사회 범죄에 무방비다. 특히 성폭력과 가정폭력의 최대 피해자가 바로 여성이다.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의 2015년도 이용 실적을 살펴보면 이는 여실히 드러난다. 여성이 전체 이용자의 92.8%이고 성폭력 피해자 비율은 95%, 가정폭력 피해자는 91.7%가 여성이었다. 여성이 '4대악'에 해당하는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여성은 세계적인 남녀평등의 흐름과 달리 변치 않는 이중 삼중의 차별과 여러 부담에 짓눌려 살아간다. 이를 하루빨리 고치지 않고서는 양성평등은 헛구호일 뿐이다. 특히 저출산의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우리로서는 여성 차별과 숱한 부담 해소가 급선무다. 정부는 물론 직장과 가정의 구성원 모두 세계 여성의 날 108주년을 맞아 되새겨야 할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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