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장학재단에 쾌척했다.
대구 수성구청은 "수성구에서 56년간 살아온 박수년(86) 할머니가 7일 구청을 방문, 재산 12억원을 고인이 된 남편 '김만용' 이름으로 해서 장학후원금으로 써달라며 맡겼다"고 밝혔다. 수성구 장학재단인 수성인재육성장학재단이 2013년 설립된 이래 이렇게 큰 금액이 기탁된 것은 처음이다.
1931년 경산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948년 결혼을 했지만 남편이 6'25전쟁에 참전해 1951년 전사하면서 굴곡진 삶을 살아왔다. 뼈저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평생 살림살이 장만이나 몸치장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박 할머니는 서른 살이 넘어서야 수성동(현 수성1가)에 집을 하나 장만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또 마흔 살이 되던 해, 뒤늦게 남편이 6'25 참전 보훈대상자가 되면서 보훈청에서 마련해준 직장에서 60세까지 근무했다.
박 할머니가 전 재산 기부에 나선 것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한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한 결과다. 남편의 이름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하고 장학재단의 문을 두드렸다.
박 할머니는 재산을 기탁하는 자리에서 "평생 이룬 재산을 이렇게 사회에 다시 돌려주니까 가슴에 맺힌 한이 풀렸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수성구청은 박 할머니의 뜻을 기려 '김만용'박수년 장학금'을 별도로 만들고 범어도서관에 두 사람의 이름을 딴 홀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수성구 역사가 시작된 36년 동안 가장 의미 있고 뜻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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