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옥을 직접 지을 수 있을까?
한옥은 짓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완성도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사실 설계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한옥 설계 능력을 갖춘 실력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공을 들인 한옥은 수백 년에 걸쳐 원형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한옥은 기둥이 뒤틀리고 기와가 내려앉아 단 몇 년도 안전한 주거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목수들의 손끝에서부터 한옥의 내구성과 보온성 등이 결정된다.
일반인에게 한옥 건축은 먼 이야기다. 어떤 재료로 어떻게 지을지부터 막연하다.
한옥에 들어가는 재료는 기성품이 없다. 대부분 재료 그대로를 깎고 썰고 다지고 용도에 맞게 가공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반인이 한옥을 짓는다는 생각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그런데 안동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옥 건축을 가르치는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안동한옥학교다.
안동 임하면 신덕리에 자리한 안동한옥학교는 지난 2011년 3월 개교했다. 한옥을 짓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곳으로 지금까지 대목수 13기와 소목수 1기 등 모두 60여 명을 배출했다.
이 한옥학교는 기초교육과정 6개월과 심화교육 3개월, 인턴과정 3개월 등 총 1년 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기초과정은 목재의 이해와 치목 방법, 공구 사용법, 부지 조성 및 기초공사, 목구조 조립 등 한옥 건축의 필수 정보를 배운다. 수업은 일주일에 닷새 동안 하루 8시간 진행되며 100% 현장실습과 병행된다.
황진용 안동한옥학교 과장은 "이론과 실습이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습득이 빠르다"며 "보통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옥 관련 사업을 새롭게 구상하며 직접 기술까지 배우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옥학교에서 6개월 기초과정을 마치면 심화과정으로 넘어간다. 이때부터는 직접 한옥 건축 현장에서 수업을 받는다. 현장에서 각 분야의 목수들이 하는 일을 눈으로 익히고 그 지시에 맞춰 공사에 참여하기 시작한다. 기와와 구들 벽체, 대목수 응용 부문을 조금씩 익히며 전체적인 일머리를 배운다. 수업료를 냈던 기초과정과 달리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지급된다.
심화과정은 현장 목수와 같은 일을 한다. 이때부터는 일당도 받고 역할도 커진다. 현장에서 선배 목수들과 분야를 나눠 일을 해나가고 한옥 건축의 한 부분을 맡아 일을 진행하게 된다.
황 과장은 "현재 하회마을 앞 한옥호텔 현장에서 3명이 인턴과정을 수행하고 있다"며 "인턴과정을 지낸 사람들은 한옥학교에 취업할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취업을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지난 2014년 4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통 건축 전문인재 양성과정을 이 한옥학교에 위탁했다. 이에 앞서 2013년에는 국립 안동대학교 건축학부에서 LINC사업단 가족회사로 이곳을 등록했다.
한옥학교는 현재까지 6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중 현재 20여 명이 한옥 건축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대목수 1~3기 수료생들은 한옥 건축에서 중심적인 역할인 대목수 역할을 하고 있다. 대목수는 한옥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인 목구조 작업을 주로 맡는 목수다.
한옥학교 출신은 19세 고교 졸업생부터 78세 노인까지 다양하다. 한옥 건축 기술을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학교에 진학한 사람도 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관련 사업과 이 기술을 활용해 또 다른 직업을 구하는 이들이다.
현재 한옥이 활용되는 곳은 많다. 일반 주택부터 펜션, 카페, 식당, 사옥, 미술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한옥과 한옥 건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질수록 한옥사업에 대한 시장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황 과장은 "한옥에 대한 관심과 한옥 건축 현장이 늘어나면서 한옥학교 출신들을 찾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현재 대목수 14기생을 다음 달 1일까지 모집하고 있다. 12명까지 제한된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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