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명에 홍게 판매점 열어 하루 매출 300만원 '대박'

김재환 구룡포수협조합장 성과…홍게 판로 규격화 판매량 세 배나

올 2월 경기도 광명에 무한 리필 홍게 판매점이 문을 열었다. 포항 구룡포에서 매일 공수되는 홍게는 단박에 광명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하루 300만원가량 매출을 기록한다는 소문에 2, 3호점을 열어달라는 문의가 쇄도했지만, 홍게 판매점 대표는 손사래 쳤다. 판매점 대표는 다름 아닌 구룡포 조합원들이다.

홍게 판매점 아이디어는 김재환(60) 구룡포수산업협동조합장이 냈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겼다.

"뜬금없이 웬 경기도 광명에 홍게 판매점?"이라는 질문에, 김 조합장은 "뜬금없는 것 때문에 열었다"는 재밌는 답변을 내놓았다. 구룡포와 멀리 떨어진 광명에 문을 열어야 물류비 부담 때문에라도 돈 많은 특정 개인이 함부로 홍게 판매사업에 뛰어들 수 없다는 게 김 조합장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의 큰 걸림돌이던 물류비는 조합원들이 몫을 나눠 해결했다.

김 조합장은 "구룡포에서 매일 올라오는 신선한 수산물은 수도권 시민들의 입을 호강시키기에 충분했다"며 "앞으로 광명 홍게판매점이 자리 잡으면 경기'서울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게 판매점에서 판매되는 홍게는 전부 구룡포산이다. 예전에는 잡히는 대로 개인이 처분했지만, 김 조합장은 대게처럼 조합을 통해 경매처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한 해 50억원가량의 홍게가 현재 조합을 통해 팔려나가고 있다. 홍게 판로가 규격화되면서 조합원 전체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가 높다. 조합 유통과를 통해 전국으로 판매되는 수산물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취임 이후 판매량을 세 배 이상 늘렸는데, 순전히 발품으로 이뤄낸 결과다.

김 조합장은 "지난 선거에서 전국 조합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로 응원해 준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뛴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며 "남은 임기동안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더욱 키우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김 조합장을 신뢰한다. 구룡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그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밥하는 잡부로 뱃일을 시작해 선장을 거쳐 수산'조선'냉동 등의 사업을 일궜다. 지금도 오전 4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바다에 나간다. 어민들 삶의 궤도를 그대로 따르기에 어민들을 이해하는 것도 남다르다. 어민들이 행정업무 등을 몰라 손해 입는 것이 싫어 그는 조합 직원들에게도 이 부분만큼은 꼭 신경 쓰라고 당부한다. 그도 뱃일할 때 수없이 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민들의 마음을 알기에, 남은 3년 임기 동안 목표도 어렵지 않게 정했다. 그가 일군 사업처럼 조합원들의 삶도 풍요롭게 일궈보겠다는 것이다. "어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보답은 조합장직을 내려놓을 때 선'후배'동료들의 '잘했다'는 한마디로 대신하겠습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