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자재 비용 절감 부푼 꿈 포스코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 직격탄

러시아 석탄 운송 시간 단축, 원가경쟁력 강화 기회 날려…영일만 활성화 계획 암초

정부가 대북 추가 제재 조치로 우리나라와 북한'러시아 물류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을 결정, 장기적 안목에서 봤을 때 원자재(석탄) 비용 절감을 기대한 포스코와 포항 영일만항 활성화 계획에 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가 긴 장래를 보고 구상됐다는 점에서, 포스코와 포항이 한 걸음 더 교역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날리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운송에 따른 시간과 유류비를 10~15%가량 다른 수입라인보다 줄일 수 있다. 러시아의 싼 석탄을 보다 빨리,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어 수송량에 따라 포스코 원가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것.

또 이 프로젝트를 통해 들어온 석탄을 원료로 만든 철강제품이 해외로 수출되면 컨테이너에 실어 영일만항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영일만항 활성화도 기대됐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러시아와 중국 동북 3성의 물동량을 처리해보겠다며 해당 지역 화주를 대상으로 '포트세일'을 의욕적으로 펼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울정상회담에서 합의하면서 구체화됐다. 그 후 포스코와 코레일'현대상선이 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이후 지난해 말까지 3차례 시범운송을 진행했다.

러시아산 유연탄이 북한을 통해 포항신항 포스코 연료부두로 시범 수입된 것은 1'3차 두 차례다. 2차분은 당진항과 광양항에 14만t 들어갔다. 포항은 2014년 12월 4만5천t, 2015년 11월 12만t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에서 1년간 쓰는 유연탄이 1천500만t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범적으로 들어온 양은 전체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고 가정하면 그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는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사업이 본격화됐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입된 석탄은 100% 포항신항에 들어와 포스코가 독점하고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제재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멀리 봤을 때 이 프로젝트를 통해 포스코가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철강제품 생산량을 늘린다면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영일만항의 활성화가 기대됐었다"고 말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3국 복합 물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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