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구경북 공천 판도가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친박(박근혜)계, 비박계, 초선, 중진 국회의원에 관계없이 생사 여부를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면서 흉흉한 소문만 떠돌고 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추가 경선 지역 발표가 공천관리위원회의 일정 탓에 뒤로 밀리면서 안갯속 국면을 더 부채질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 기류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은 공관위가 지난 4일 대구경북(TK)의 친박 3선 중진인 김태환(구미을)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한 뒤 해당 지역을 단수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구미갑은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던 예비후보를 컷오프하면서부터다.
공관위가 김 의원 지역구를 단수추천지역으로 선정한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초 김 의원이 컷오프되면 남은 후보를 상대로 경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공관위는 아예 단수추천지역으로 선정, 상향식 공천을 무력화시켰다. 또 구미갑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던 예비후보를 단칼에 솎아냈다.
이는 공관위가 여론조사상 지지율의 높낮이에 개의치 않고, 전략공천에다 단수추천 카드까지 폭넓게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더욱이 특정계파에 국한하지 않고, TK 중진 의원 대폭 교체설까지 유포되고 있어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러다가 대구의 12개 지역구 중 절반 이상이 물갈이되는 것 아니냐"며 "어느 지역이 단수추천이 되고, 전략공천이 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더욱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전 여론조사 결과 유출 파장을 겪은 뒤 공관위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미 있는 정보는 외부로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예비후보들과 정치권 인사들도 이 위원장의 입만 쳐다보는 모양새다.
실제 예비후보들은 공관위 기류 파악을 위해 온갖 인맥을 동원해 정보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큰 소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지역이 전략공천 지역이 될 것' '○○○ 국회의원이 제일 먼저 컷오프될 것'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한 상태다.
또 'TK는 아직 심도 깊은 심사를 하지 못해 나중에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떠돌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심신이 지친다. 탈락해도 상관없으니 하루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는 자조적인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한 현역의원 측은 "역대 공관위 가운데 이번만큼 깜깜이 공천은 없었다. 결과가 좋게 나오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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