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8일 컷오프(공천 배제)된 홍의락 의원(대구 북을 지역위원장)에 대해 "공천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면서 구제 방침을 시사했지만, 홍 의원은 "기다리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게 없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지역 더민주 예비후보 간 면담과 기자간담회에서 홍 의원 문제에 대해 "죄송하다. 제가 어느 정도 재량권이 있어 정치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항이니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 달라"며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어 대구 방문 이유에 대해 "당이 왜 이 지역에 별로 관심을 쏟지 않았을까 탐색하고 총선을 앞두고 김부겸 수성갑 예비후보 등을 격려하기 위해 왔다"면서 "대구와 영남권에서 당세 확장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지역이 골고루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영호남은 어느 한 당이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몇십 년 지속되고 있다. 이걸 타파하지 못하면 지역 균형발전을 얘기해도 절름발이 민주주의밖에 될 수 없고 지역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어 "기계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제대로 된 사람들을 (공천 과정에서 탈락시키는 등)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비대위가 정무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확보했다"며 "재량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정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 달라"며 홍 의원에 대한 구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부겸 후보도 "김 대표가 '재량권이 있다며 홍 의원을 만나겠다,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하셨다"며 "한 정치인의 상처를 감싸 안으며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할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홍 의원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김 후보가 발언 직후 "제가 과도하게 해석한 것이냐"고 되묻자, 김 대표는 "아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날 홍 의원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김 대표와 대구지역 예비후보들의 면담 때 홍 의원 자리도 마련됐으나 홍 의원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으며, 김 대표와 김 후보와의 오찬 장소에도 불참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날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라는 연락도 없었고 결정된 게 없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김 대표의 구제 시사 발언에 대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기다리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게 없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금은 시간 싸움이다. 아직은 당원이지만 당에서 공천을 안 준다고 했다. (선거운동을 위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오늘도 기다리라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할 얘기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앞서 홍 의원은 1차 컷오프 후 기자회견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평가 기준"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탈당계가 접수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더민주는 아직 홍 의원의 탈당계를 공식 접수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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