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충격패를 당하고 꺼낸 첫 마디는 "너무 놀랐다"였다. 그러나 "첫 판을 졌다고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유지했다.
이 9단은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알파고와 펼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흑을 잡고 186수 만에 불계패했다.
대국 종료 약 40분 후에 미디어 브리핑에 참석한 이 9단의 표정은 착잡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하하" 작은 웃음부터 터트리며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너무 놀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9단은 "바둑 면에서 이야기하면,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한다"며 "이렇게 바둑을 둘 줄 몰랐다"고 돌아봤다.
그는 "두 가지 면에서 놀랐다"며 알파고의 초반 해결 능력과 허를 찌르는 수가 놀라웠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아무래도 초반은 알파고가 힘들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풀어가는 능력이 놀라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로 어려운 바둑을 두는 게 아닌가 느끼고 있었는데, 승부수인 듯한, 도무지 둘 수 없는 수가 나와서 놀랐다"고 말했다.
알파고와의 5번기 중 첫 판을 내줬지만 이 9단은 "져서 충격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즐겁게 뒀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앞으로의 바둑도 기대된다"며 "알파고의 도전을 받아들인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은 졌지만 내일은 자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9단은 "포석에서 실패하고 두 번째 놀란 수가 나왔는데, 그런 점만 보완하면 저에게 승률이 있지 않을까"라며 "이제 (승리 가능성은) 5대 5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 "첫 판을 졌다고 해서 흔들릴 이세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9단은 알파고에 5대 0으로 진 판후이 2단과는 경험의 양부터 다르다며 "저는 여러 번 세계 대회 우승 경험이 있다. 1국에서 졌다고 크게 흔들리는 것은 없다. 이제 시작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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