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더민주는 공천 혁신하는데 새누리당은 뭘하고 있나

더불어민주당이 10일 2차 공천 발표에서 현역 5명을 컷오프(경선 배제)했다. 여기에는 연이은 막말로 물의를 빚은 3선의 정청래 의원과 딸의 취업 청탁 의혹으로 '갑질' 논란을 빚은 윤후덕 의원이 포함됐다. 이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노 인사다. 함께 탈락한 최규성'부좌현 의원도 범친노로 분류된다. 결국 2차 컷오프의 핵심적 의미는 '친노 청산'이다. 이를 두고 그동안 친노 패권주의 청산과 운동권 정당 문화 극복을 강조해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혁신 공천'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당내 비노 세력을 '세작'(細作'간첩)이라고 한 김경협 의원 등을 포함한 다수의 친노'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공천을 받은 점에 비춰 그런 평가는 성급하다는 소리도 나온다. 추가 공천 심사에서 탈락 대상에 친노 인사들이 얼마나 더 '정리'되느냐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당 안팎에선 친노를 모두 몰아낼 수는 없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결국 김종인표 혁신 공천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어쨌든 친노의 핵심인 정'윤 의원을 탈락시켰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에 앞서 역시 친노의 핵심인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의 광주 북갑 전략 공천설에 대해 김 비대위 대표가 "친노라서 안 된다"며 단칼에 잘랐다는 점에서 친노 청산 의지는 분명히 읽을 수 있다. 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를 보면서 솟는 의문은 새누리당도 이런 혁신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 답은 현재로선 아니오이다. 공천을 놓고 계파 싸움에만 몰두해 있는 것이 새누리당의 현재다. 친박과 비박의 유일한 관심은 어떻게 하면 상대편을 공천에서 떨어뜨릴까에만 쏠려 있다. 급기야 당 대표를 죽여야 한다는 막말까지 나왔다.

그 여파로 9일로 예상됐던 2차 공천 결과가 10일로 미뤄졌고, 10일 공개된 심사 결과에서도 '진박'이 출마한 대구의 민감한 지역은 모두 빠졌다. 이를 두고 고전하는 진박을 공천할지를 놓고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모습이 지지층, 나아가 국민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 더민주식 공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에 실망하는 유권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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