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탄타늄' 산업 시대 연다] <4>타이타늄 강소기업 ㈜케이피시엠

현대·기아차에 금형소재 공급 '日 도시바·美 GE도 인정한 기술력'

타이타늄, 니켈 등 합금 소재 강소기업인 케이피씨엠 직원들이 생산한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케이피씨엠 제공
타이타늄, 니켈 등 합금 소재 강소기업인 케이피씨엠 직원들이 생산한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케이피씨엠 제공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했던 타이타늄 등 첨단 소재의 국산화에 성공해 발전, 석유화학, 방위산업, 해양플랜트, 우주항공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강소기업이 있다.

경산 와촌면에 본사를 둔 ㈜케이피씨엠(Korea Precision Casting Metal Co'대표 안장홍)이 그 주인공이다. 케이피씨엠은 40년 가까이 '롱 런(Long Run)하는 회사'가 되려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경북의 '탄타늄'(탄소+타이타늄) 산업 시대를 여는 기초와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타이타늄 소재 국산화

케이피씨엠은 1977년 설립된 한국정밀주조에서 출발해 1981년 ㈜케이피씨로 법인 전환을 했다. 이어 모회사인 케이피씨에서 2010년 소재사업부를 중점 육성하기 위해 케이피씨엠 법인을 설립해 회사를 분리했다.

안장홍 대표는 오직 기술 개발만이 회사와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용해'주조'단조'가공 등 고부가가치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잇달아 도입했다. 이후 1990년대 들어 고온과 고압에 견딜 수 있는 발전용 컨트롤밸브 부품 및 타이타늄 터빈 블레이드 등 합금 소재에 주목했다.

발전용 핵심 부품은 100% 미국과 일본 등에서 수입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를 국산화해 보려고 했으나 기대했던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기가 쉽지 않았다. 해외 업체들이 기술 공개나 이전을 꺼린 것은 당연했다.

이 회사는 사내 기술연구소를 통해 연구개발을 계속했고, 연구소 및 대학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결국 5년여 연구개발 끝에 1997년 발전소용 타이타늄 합금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국내 업체들조차 "작은 회사가 만든 국산 소재를 어떻게 믿고 쓸 수 있느냐"며 구매를 꺼렸다.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일본 도시바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서는 케이피씨엠의 기술력을 인정해 발전설비 부문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에도 납품의 물꼬가 트였다. 현재는 도시바 코벨코, IHI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고객이다.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소재산업 공급 우수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경쟁력 강화

안 대표는 "우리 회사는 타이타늄 잉곳(ingot'금속 덩이)을 생산할 수 있는 진공 용해로(爐) 및 정련로(불순물을 제거하는 노)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단조 주조' 열처리'기계가공 설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유수 대기업을 통틀어 봐도 우리 회사와 같이 소규모 소재 생산에서 최종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생산공정 체제를 구축한 회사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우리 회사는 타이타늄뿐 아니라 니켈 등 다양한 특수합금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특수합금 분야 기업은 수입품을 쓰느냐 아니면 케이피씨엠 제품을 쓰느냐로 나뉠 정도로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회사는 4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본사인 와촌공장은 진공 용해사업 및 주'단조사업을 통해 수입에 의존하던 타이타늄, 니켈 합금 단조품을 생산, 국내외 다양한 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또 공동 특허개발을 통해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외 완성 자동차업체에 자동차용 금형소재를 공급하며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케이피씨엠은 타이타늄, 니켈합금 소재, 방산 분야 로켓 케이스 항공기 기체 부품 등에 들어가는 초강력강(마레이징 강철), 항공우주 분야 특수 용도의 스테인리스강 등 다양한 분야의 특수 소재들을 생산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석유화학, 발전, 방위산업, 우주 항공, 오일&가스 플랜트, 디스플레이, 해양플랜트, 자동차용 금형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핵심적인 부품소재를 국산화해 공급하고,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국내외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한다

케이피씨엠은 지난해 매출이 1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타이타늄과 니켈합금 등 특수 소재 개발을 중심으로 매년 매출액 대비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사업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고강도, 내식, 내열 등의 특성을 요구하는 고품질의 특수 소재를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R&D에 전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화력발전소용 단조 소재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지난해부터는 화력발전소 주조용 내열합금 소재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미사일과 잠수함 등에 들어가는 항공'우주'방위산업 분야에는 고강도 및 고인성 마레이징강 소재 등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또 국책사업인 핵심 방산 소재 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산학연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의료용 소재 분야에서도 WPM(세계일류 소재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또 정부 지원 연구개발 사업으로 방산, 항공 소재에 대한 시장 진출을 위해 각종 인증을 이미 취득하는 등 사전 투자와 준비를 강화, 향후 수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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