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라이온즈파크를 이야기하다] 장내 아나운서 김용일 씨

"첨단 음향시설…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이벤트 진행"

"이렇게 웅장하고 멋진 야구장에서 호호백발이 될 때까지 장내 아나운서를 하며 삼성라이온즈 역사의 산 증인이 되고 싶습니다."

삼성라이온즈파크 장내 아나운서인 '푸른 사자 20년 지기' 김용일(38) 씨의 상기된 표정에서는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설렘이 읽혔다. 장내 아나운서는 마이크를 잡고 선수 소개'이벤트'시상식'경기 후 인터뷰 등을 진행한다. 야구장에서 가장 자주,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그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의 목소리를 야구장 내에 선명하게 전달해줄 음향시설이다. 최첨단 음향시설을 갖춘 새 야구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게 당연했다.

"구장 외벽이 관중석을 위에서부터 감싸는 형식으로 지어진 덕분에 제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지 않을까요? 관중의 응원소리도 대구시민야구장보다 더 크게 선수들에게 전해질 수 있고요. 음향 사각지대는 없을 듯합니다."

그의 설렘은 음향시설 때문만은 아니었다. 새 야구장에 다양한 편의시설과 즐길거리가 마련될 예정이라 원정 경기에서 늘 느끼던 첨단 야구장에 대한 부러움도 이제 마침표를 찍었다.

"몇 년 전 SK 와이번스의 인천 문학야구장에 갔을 때 SK 측에서 우리 이벤트'치어리더팀이 사용하라며 스카이박스(전용 관람석)를 제공했어요. 비즈니스 응접실처럼 잘 갖춰진 시설에서 응원전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도 이런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 컸어요. 이제는 다른 팀 팬들이 삼성을 부러워하겠죠."

그는 특히 새 야구장에 발광다이오드(LED)로 제작된 전광판까지 갖춰지면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스 키스'(Kiss-Kiss) 같은 영상 이벤트도 연인'가족'친구 등 2, 3명에 국한되지 않고 카메라 각도를 넓게 잡아 더 많은 관중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시설을 활용한 이벤트를 발굴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전광판에 제 얼굴이 너무 선명하게 나오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이제는 화장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처럼 멋진 야구장이다 보니 그는 새 야구장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를 보면 구단의 산증인 격인 유명한 장내 아나운서들이 있어요. 이들처럼 머리가 하얗게 셀 때까지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삼성 라이온즈 역사의 일부분으로 남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걱정거리 하나를 털어놨다. 작년 11월 삼성 마케팅팀과 만나려고 잠시 새 야구장을 방문한 것이 전부여서 아직 마이크를 잡아보지 못한 데다 내부시설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중 편의 제공' 면에서 새로 바뀐 시설을 빨리 숙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며 "빨리 시스템에 적응해 더욱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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