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중·고 운영하는 예술교육 과정은?

지난해 7월 예담학교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해 7월 예담학교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최근 전인교육, 정서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악, 미술 등 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최근 예술교육은 엘리트 예술 인재만 양성하려는 관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역시 예술중학교,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서 예술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공교육으로 품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사교육비 때문에 대부분 학부모에게 예술교육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자녀의 예술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초등학교

최근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소규모 학교들을 중심으로 예술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의 재능과 꿈을 발굴하고 있다.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결하고 통폐합 위기의 소규모 학교 등 열악한 교육 환경에 있는 학교를 '행복학교'로 지정, 특색 있는 예술교육을 운영하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2012년 유가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3년 조야초등학교, 수창초등학교 등 3곳, 올해 태전초등학교, 남명초등학교 등 초등학교 가운데 6개 교를 예술교육을 중심으로 한 '행복학교'로 지정했다.

이곳 학생들은 사교육 기관에서도 배우기 어려운 예술교육을 학교 수업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습득하는 기회를 얻는다.

대구 최초로 문화예술 중심 행복학교로 지정된 유가초교는 전교생이 한 악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 전교생이 교내 오케스트라에 참여해 바이올린, 피아노, 가야금, 관악기, 타악기 가운데 한 악기를 6년 동안 배우기 때문이다.

행복학교로 지정된 학교들은 특별히 편성된 예산을 활용, 악기별 강사를 채용하는 등 학생들의 역량을 증진시키고 있다. 또 지역행사나 경로잔치, 각종 지역 경연대회에 참여하는 등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야초교 역시 2013년 행복학교로 지정되면서, 대구에서 뮤지컬 교육과정을 특색있게 운영하는 유일한 초등학교로 거듭났다.

'뮤지컬 up-dream 프로젝트'를 통해 국어 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과 시간에 뮤지컬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한다.

또 예술 강사를 초빙해 연간 네 차례에 걸쳐 학생들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고 학생들의 뮤지컬 음악 녹음, 발표 등을 돕는다.

이곳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별도의 레슨비, 악기 구입비 등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 사교육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문화예술 중심 행복학교들이 거둔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 학교 모두 전교생이 100명도 채 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물밀듯이 몰려와 폐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또 소규모 학교로서는 드물게 전국 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경연대회에서도 많은 수상 실적을 거두고 있다.

◆중학교

예체능에 꾸준히 관심을 둔 학생이라면 이 시기 전공이나 진로를 명확히 결정할 시기다.

교육부와 전국 교육청은 지난 2011년부터 일반 중'고등학교 가운데 일부를 '예술중점학교'로 지정, 사교육 없이 예술 분야로 진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예술중점학교란 일반 교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 더 많은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다.

학생 스스로 예술에 관심이나 소질은 보이는 것 가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대구에 있는 예술중점학교는 소선여중(음악)과 성당중(미술), 대구제일고(미술), 수성고(미술), 매천고(미술), 신명고(음악), 경화여고(문예창작) 등 7곳이다.

이들 학교는 전체 학급 중 일부를 예술중점학급으로 설치하고, 예술을 전공하기 위한 기초과정을 중심으로 수업한다.

원서접수는 12월 중순에 시작하며 여러 예술중점학교 중 한 곳만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아직까지 예체능 관련 진로를 결정하는 데 망설이고 있다면 대구학생문화센터의 토요'방학 프로그램을 알아보는 것도 좋다. 학생문화센터의 '토요아트스쿨', '토요예술동아리', '예술문화 진로' 강좌로 전문가들과 함께 케이팝, 수채화, 도예 등을 경험해보고,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 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며 "예체능 진로집중과정 운영으로 공교육에서 학생들의 꿈과 끼를 더욱 발현시킬 것이다"고 했다.

◆고등학교

과거 예술고, 체육고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일반고에 재학 중인 학생이 예체능 교육을 받으려면 오로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뒤늦게 예체능에 대한 적성을 발견했거나, 어려운 형편으로 예술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부터 일반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예체능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집중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 분야로 뒤늦게 적성을 발견했거나, 예체능 진로를 희망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그동안 꿈을 펼치지 못한 경우 고교시절 공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시교육청은 이 같은 학생들을 위한 예술중점고등학교 5곳, 예술거점'위탁학교 4곳 등 모두 9곳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거점학교는 일반고에 다니지만 예체능 분야의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이 지난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설했다.

이곳 학생들은 교과 수업은 재학 중인 학교에서 받고 일주일에 한 번, 4시간씩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이곳을 방문해 전문 강사로부터 예체능 교육을 받는다.

고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경북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등에서 미술, 체육, 실용음악, 클래식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예술위탁학교는 예술 진로를 원하는 고 3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위탁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받도록 하는 과정이다.

지난 2014년 대구 북구 국우동에 개교한 예담학교는 실용음악반과 미술반을 개설해 음악과 미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보듬어 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신은 예술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못 이겨 일반계고를 다니다가 이곳을 찾은 학생들이 많다"며 "레슨비, 수업료, 입학금 모두 무료이고, 피아노 연주나 노래 연습 등 음악반 학생들을 위한 연습실도 따로 마련돼 있어 학생, 학부모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이들이 거둔 입시 결과도 뛰어나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예술위탁학교 학생들의 입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실용음악과, 미술 등 관련 전공 대학교 합격률은 61.2%로 일반계고(예술 분야 합격률이 높은 6개교 표집) 예술 분야 합격률인 평균 52.7%를 훨씬 웃돌았다.

김기선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레슨, 이론 수업, 모의 실기 면접 등을 모두 학교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사교육 절감 효과가 크다"며 "진로가 같은 학생들이 모여 함께 연습하고 입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실력 향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