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라질 역대 최대 300만 명 반정부 시위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13일(현지시간) 3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언론은 전국 400여 개 도시에서 이날 오전부터 시위가 차례로 이뤄졌으며, 미국과 유럽의 20여 개 도시에 거주하는 브라질인들도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는 수만∼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민'사회단체 주도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

AFP통신은 "상파울루 140만 명 등 300만 명 이상(경찰 추산)이 시위에 참여했다"며 "주최 측은 경찰 추산의 배인 600만 명 규모로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사법 당국의 정'재계 부패 수사와 반부패법 제정을 지지하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과 부패 의혹에 휩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처벌을 촉구했다.

시위 현장에서는 사상 최악으로 평가되는 경제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호세프 정부에 분노를 표시하며 노동자당(PT)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도 잇따랐다.

시위는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절정을 이뤘다. 시내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브라질자유운동'(MBL)과 '거리로 나오라'(Vem Pra Rua) 등 시민'사회단체와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을 비롯한 야권, 상파울루산업연맹(Fiesp)을 포함한 경제단체, 전문직, 중산층이 대거 참여했다.

현지 언론은 상파울루 시위 참가자가 과거 군사독재정권 말기인 1984년에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어진 시위를 넘어서는 규모라고 전했다.

브라질 언론은 이번 시위가 지난 2013년과 같은 국민적 저항운동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13년 6월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반대하며 시작된 시위는 부패 척결과 공공 서비스 개선, 복지'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하는 국민운동으로 퍼져나갔다. 이 때문에 호세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추락하면서 심각한 정치적 위기가 발생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연립정권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립정권에 참여한 정당들은 시위 규모와 이후 여론의 흐름에 따라 호세프 정부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노동자당과 함께 연립정권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은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 앞으로 30일간 연방 정부 각료직을 맡지 않기로 했다. 이 기간에 브라질민주운동당 지도부는 연립정권에 계속 남을 것인지 아니면 발을 뺄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통령과 연방상원의장 등이 소속된 브라질민주운동당이 지지 철회를 결정하면 현 연립정권의 기본 구도가 무너지면서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란이 다시 가열할 것으로 보인다.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브라질민주운동당은 브라질의 가치를 되살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면 자신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브라질민주운동당이 정부를 이끌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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