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잠자는 고액 은행 예금 514조원 넘어

저금리 기조 탓 마땅한 투자처 못 찾아…기업 현금성 자산 대부분 금융계좌 예치

예금액이 10억원을 넘는 고액의 은행 예금 잔액이 500조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수시입출식 예금 등에 돈이 묶여 있다는 뜻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말 현재 예금은행의 잔액 10억원 초과 고액계좌(저축성예금'금전신탁'양도성예금증서 기준)의 수신액은 514조8천억원에 달했다.

6개월 전보다 무려 23조6천억원이 늘어났다. 5억원 이하 계좌의 잔고는 586조8천억원으로 6개월 새 11조1천억원 늘어났고, 5억∼10억원 규모 계좌의 잔고는 56조2천억원으로 2조1천억원 늘었다. 10억원 초과 계좌의 잔고가 다른 규모의 계좌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고액계좌의 잔액이 증가한 것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의 여유자금 등이 몰린 탓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은 최근 실적 부진 속에서도 투자를 줄여 현금성 자산이 늘었는데, 이를 만기가 비교적 짧으면서도 안전한 금융계좌에 예치해두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 시중 통화량이 사상 최대 규모인 2천261조원에 달했지만 통화의 유통속도는 역대 최저일 정도로 돈이 돌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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