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3 vs 3… 현역에 더 유리한 '여론조사' 경선

새누리 경선 현역 절대적 우세…이한구, 물갈이보다 경선 카드…예비후보 "오류 많아"

정치신인이 '여론조사'를 무기로 현역의 벽을 뛰어넘기는 애초 버거운 것일까?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4일까지 모두 37곳의 경선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중 당이 19대 의석을 가진 지역구(16곳)서 벌인 현역의원과 정치신인의 스코어는 13대 3으로 현역의 절대적 우세다. 다만 1곳은 현역의원과 정치신인이 결선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역구에서 탈락한 현역의원은 이날까지 박성호(경남 창원의창) 의원과 안홍준(창원마산회원), 정문헌(속초고성양양) 의원 단 3명이다.

경북 경우 4곳의 경선결과가 발표됐는데, 안동에선 김광림(재선) 의원이 권오을'권택기'이삼걸 예비후보를 꺾었다. 김천서도 이철우(재선) 의원이 송승호 예비후보를 눌렀다. 경주에서는 정수성(재선) 의원이 김석기 예비후보와 최종 후보 낙점을 위한 결선 투표를 벌인다. 구미갑은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이 승리했으나 이 지역구는 현역의원이 공석이다.

이런 결과만 봤을 때 정치신인과 현역의원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역의원들로서는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컷오프'(공천 배제)만 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금배지'를 하나 더 달 기회를 얻게 된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차 공천심사서 김태환(구미을'3선) 의원을 현역 1호로 컷오프시키며 현역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으나, 그 뒤 이어진 발표서는 칼 대신 경선 카드를 꺼내는 모습이다.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 현역의원들 상당수가 단수추천되거나 무난하게 경선에 진출하면서 '상향식 공천'과 지역구 100% 경선 원칙을 고수한 비박계는 몰래 미소를 짓고 있다.

공천 심사 결과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대구 현역의원들 역시 '경선 진출만'을 외치고 있다. 애초 지역구 조직력을 장악한 현역들로서는 당원 투표 없는 100% 국민여론조사가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으나, 인지도 면에서 정치신인보다 우세함이 증명돼 '진박' 후보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에서다.

처음부터 불공정한 게임이었다는 원외 예비후보들의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한 예비후보자는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로 흐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선 전부터 지역에서 4년간 선거 운동을 해온 현역을 꺾기는 애초부터 버거운 일이었다"고 했다.

경선의 문제점과 경선 과정의 불법을 지적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역의원과 경쟁하는 한 예비후보는 "안심번호 여론조사가 한 명의 유권자에게 두 번의 전화가 걸려오는 오류가 발생했다"며 "이런 제보가 수십 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여당 지지층이 두꺼운 대구경북 등에서는 '현역 교체'가 불가능해져 정치 역동성이 사라질 것이라 보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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