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발전과 성장을 위해 농업의 6차 산업화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사용한 개념으로, 정부는 2002년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을 선정,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도 6차 산업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바 있다.
6차 산업이란 영국의 경제학자 콜린 클라크가 분류한 1'2'3차 산업이 복합된 산업을 말한다. 예를 들어 1차 산업인 농업, 2차 산업인 농산물 가공, 3차 산업인 식당을 모두 한 주체가 실현하는 것이 6차 산업에 해당한다. 이 경우, 각 산업이 단순하게 결합한 것(1차+2차+3차=6차 산업)이 아니라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융합돼야(1차×2차×3차=6차 산업)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왜 6차 산업화인가?
농업의 6차 산업화는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수입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롭게 등장했다. 농산물 생산, 가공, 유통, 서비스를 결합해 도시에는 알맞은 가격에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농촌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을 키우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농업은 자유무역협정(FTA), 기상재해, 국제경기 등 생산 불안요소로 소득 창출에서 큰 위협을 받았다. 정부가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하면서 값싼 수입 농산물이 들어올 수 있게 되자, 농가 피해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최근 잦은 기상재해가 기후산업인 농업의 위협요인으로 떠오르고 있고, 환율 등 국제경기도 우리 농업의 불안요인으로 잠재돼 있다.
더욱이 농촌 고령화와 탈'이농현상 지속으로 농촌경제 침체 및 활력 저하, 고령화로 인한 악순환이 농촌 활력 창출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이러한 위협 요인 탓에 우리 농업은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시간 우리 농업 소득은 정체되고 성장에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실제로 경북의 농업소득은 2003년 연간 1천71만9천원에서 2012년 1천345만8천원으로 10년간 273만9천원 오른 게 고작이었을 정도다. 이렇게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절실한 상황에서 농업의 6차 산업화가 대두했다.
◆농업 선진국의 농업 6차 산업화는?
우리와 농업환경이 비슷한 이웃나라 일본 또한 고령화와 농업인력 감소, 농가 소득 정체, 농산물 개방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역 리더와 영농법인을 중심으로 지역 여건에 맞는 발전 계획과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면서 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사이보쿠농장이다. 도쿄에서 1시간 거리인 지바현에 있는 사이보쿠농장은 테마파크 면적이 약 9만9천173㎡에 불과하지만, 연간 방문객 400만 명이 다녀가는 일본 6차 산업의 성지다. 이곳은 1955년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슬로건 아래 작은 목장으로 시작해 현재 직원 580명, 직영목장 3곳, 산하농장 13곳을 둘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돼지품종 300여 종을 키우며 보존료나 착색료를 넣지 않은 친환경 햄'소시지를 생산하는 가공장도 운영 중이다. 이 햄과 소시지는 통신판매나 도쿄 시내에 있는 직판장을 통해 판매된다. 또한 농장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도 판매한다. 사이보쿠농장은 테마파크 운영과 햄'소시지 판매로 연간 매출 60억원을 올리고 있다.
농업 6차 산업화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유럽에서도 좋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언론을 통해 국내에 여러 차례 소개된 디스마스(Dismas) 훈제 생햄 맛 인증 농가가 그중 하나다. 이곳은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 미에밍(Mieming) 마을의 대표적인 가족농이다. 농장주는 직접 사육한 돼지로 티롤 전통방식의 수제 육가공품을 제조, 직판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훈제 베이컨, 훈제 소시지는 오스트리아 최고 인증 지역 농'특산물에 주어지는 '맛의 왕관'을 수차례 수상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덕에 오스트리아 최고 수준의 호텔에 납품하고 있다. 이곳은 1990년대 들어 농가 직판을 시작하고 2000년에 자가 도축장, 부분육 처리실 등을 마련해 자체 생산, 방문객에 한해 직판하고 있다. 농장주는 농업전문학교를 졸업한 육가공 분야 마이스터로, 자체 연구'개발한 육가공 기술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경북도, 농업 6차 산업화 정책은?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중심의 농업한계를 극복하고자 6차 산업에 대한 도전과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지난해 '농촌 융복합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6차 산업 지원 기틀을 마련했다. 경상북도 역시 6차 산업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농업'농촌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도내 농촌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2020년까지 6차 산업화 선도모델 250곳을 발굴'육성하고 집적화 지구 10곳, 일자리 2천 개, 부가가치 1천억원 창출을 목표로 '경북농업 6차 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 133억원을 확보하는 등 앞으로 매년 150억원 이상, 이 분야에 투자해 관련 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경북도는 농식품산업화를 기반으로 6차 산업의 조기정착과 농촌 활력 창출을 위해 (재)경북농민사관학교에 현장 중심형 중간지원조직체인 '경북농업 6차 산업 활성화 지원센터'를 만들고, 6차 산업 정책 허브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했다.
센터는 6차 산업 사업자 인증'사후관리, 6차 산업화 현장코칭'전문교육, 농산물 종합가공센터를 활용한 농업인 창업지원, 지원정책 홍보 및 정보제공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또한 6차 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재)경상북도경제진흥원을 통해 안테나숍 3곳(대구백화점 1곳, 이마트 2곳)을 열어 제품 판매와 소비자 반응도를 테스트해 제품 품질향상을 꾀하고, 우수 제품은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시키는 등 판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농업 경영체에 대한 시설물 환경개선과 시제품생산 등 사업비를 지원하는 '복합농장 지원사업'과 영세한 6차 산업체를 위해 유휴 가공시설을 연계, 시설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디렉토리구축사업', 농업생산자가 주도적으로 2'3차 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지역컨소시엄사업단 지원사업', 농촌의 부존자원이 집적된 지역을 지역클러스터로 육성하는 '6차 산업화지구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웅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이제 농촌은 새로운 산업으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경북도는 안전하게 비상할 수 있는 활주로를 닦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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