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의 불가능, 30%는 가능 무모한 목표를 세워라"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8)기술학교에서 미래를 개척하다

알파고'세르게이 브린''창업국가' 이스라엘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치고 있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든 회사는 글로벌 업체인 구글(Google)의 자회사이다. 이번 대국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 래리 페이지와 함께 구글을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사진)이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

세르게이 브린은 러시아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다. 그는 모스크바 대학을 졸업한 유대인 부부의 아들로, 6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수학과 교수로 재직했는데, 이 덕분에 세르게이 브린은 어려서부터 수학에 많은 흥미를 보였다. 수학과 컴퓨터 과학을 공부한 뒤 스탠퍼드 대학원에 입학해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며 구글을 세웠다. 자녀가 호기심을 갖도록 하고 기초과학을 중시하는 유대인 특유의 가정교육이 오늘의 세르게이 브린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세르게이 브린의 명언(名言)에서도 유대인 특유의 후츠파(도전정신)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고 했다. 목표를 5%로 잡으면 생각의 범위도 그만큼 작아지지만 무모해 보이는 목표를 세우면 혁신적인 생각을 통해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뜻이다. "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쉽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능력에 경탄하는 가운데 우리 교육 현실을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머리 좋은 학생 거의가 의대'치대에 몰리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의사 양성도 중요한 일이지만 기초과학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몰리지 않는 것은 자칫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의사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기초과학을 토대로 창업을 하는 젊은이들이 무수하게 많다. 이렇다 보니 이스라엘 벤처기업 수가 인구 800명당 1개꼴로 세계 최고의 밀도를 자랑하고 있다.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만든 원동력은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강점이다.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는 한국보다 늦다. 한국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군대'취업 순으로 쉼 없이 달리는 데 비해 이스라엘 청년들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찾으며 느긋하게 미래를 준비한다. 이스라엘에서는 고등학교를 마치면 스스로 돈을 벌어 미국'인도 등 세계 곳곳으로 수개월에서 1년 넘게 장기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창 시절에 갖기 어려운 본인의 꿈과 비전을 설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후 군에서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동안 복무하게 되고, 제대 후 대학 진학이나 취업'유학'창업 등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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