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앞 골목 주택에 화재 발생, 긴급출동 바람".
15일 오후 2시 대구 동부소방서 신천안전센터에 비상 무전이 울렸다. 이날 무전은 실제 상황이 아닌 긴급출동 차량 길 터주기 훈련을 위한 것이었다.
무전을 신호로 6대의 차량에 18명의 소방대원이 일사불란하게 탑승했다. 하지만 소방차를 타고 화재 현장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했다. 소방차를 위해 길을 터주는 차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방차가 출발한 안전센터에서 화재 현장까지는 불과 2.8㎞. 상습정체 구간인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건설현장 앞 도로를 통과할 때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도 불구 대다수 차량이 자신의 진로대로 운행해 갔다. 심지어 한 고급 승용차 운전자는 소방차를 위해 잠시 멈춘 차량 사이로 끼어들며 얌체운전까지 했다.
통과에 가장 애를 먹은 코스는 동구청 앞 좁은 골목길이었다. 육중한 소방차가 지나가기엔 골목 곳곳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문 앞에 세워놓은 손수레와 짐들 탓에 대원들이 내려 급하게 물건을 치워야만 통과할 수 있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결국 소방차는 9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골든타임인 5분에 2배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이다. 훈련에 참가한 한 소방관은 "양보를 해주지 않는 경우는 다반사이고, 소방차의 진로를 방해할 수까지 있어 출동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날 훈련을 지휘한 김상열 동부소방서 대응구조과장은 "한 번의 훈련 결과로 시민의식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화재 현장이나 구급차 안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싶다. 긴급출동 차량에 생명의 길을 열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간 소방차 출동 도착시간 단축을 위한 대규모 기동훈련을 진행하면서 소방차 길 터주기를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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