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박계 추풍낙엽…컷오프 현역 8명 중 7명 차지

'대폭 물갈이' 반발…새누리 극심한 계파 갈등 예상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밤 20대 총선 제7차 공천 명단을 발표한 뒤 승강기를 타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밤 20대 총선 제7차 공천 명단을 발표한 뒤 승강기를 타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막바지에 달한 새누리당 4'13 총선 공천 뚜껑을 열어본 결과 비박(비박근혜)계는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다.

이날 '컷오프'(공천 배제)된 현역 의원 8명 가운데 7명이 비박계로 채워졌다. 구(舊) 주류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상대적으로 당의 지지세가 약한 서울 은평을에서 5선을 역임함에 따라 공천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예외가 되지 못했다.

유승민계로 통하는 조해진(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여기에 인천시장 출신 안상수(인천 중동'옹진'강화)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와 함께 3선의 진영(서울 용산) 의원도 물갈이 대상에 포함됐다. 원래 친박(친박근혜)계였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기초연금 도입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장관직을 던진 게 비박계로 돌아선 계기가 됐다.

5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갑)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인천 내 '험지'(인천 서을)로 출마토록 공관위는 결정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재임 시절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국면에서 추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직 의원 역시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전 대통령실장, 강승규(서울 마포갑), 이범래(경기 성남분당갑) 전 의원까지 3명이 탈락했다. 이들 역시 친이(친이명박) 비박계로 통하는 인물들로서 제18대 국회의원 당시 친박계와 껄끄러운 관계였다.

반대로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솎아내기' 발언 녹취 파문의 당사자인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을 탈락시켰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내며 핵심 실세로 통하는 윤 의원을 '읍참마속'하고, 평소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비판적이었던 비박계를 도려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 측근인 김성태(서울 강서을),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단수추천함으로써 당 대표를 어느 정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만 본다면 공천 심사 초기 소문으로만 떠돌던 '비박 살생부'가 전혀 근거 없는 의혹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비박계는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비판적 시각을 보인 세력에 대한 '공천 학살'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당은 극심한 계파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일부 의원들의 지지자들이 대거 여의도 당사로 몰려들 태세여서 새누리당은 앞으로 극심한 소용돌이에 빠져들 전망이다.

이들이 공천 결과에 불복해 대거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할 경우 1∼2%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는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천 심사를 주관한 이한구 위원장은 브리핑 직후 질의응답에서 "결정은 항상 공관위에서 하는 것"이라는 짤막한 대답만 남긴 채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했다. 다만 최고위가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이날 결정이 공관위 합의에 따라 나온 것이어서 공관위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그대로 확정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결과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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