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생을 살아오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의지처가 된 적이 있던가를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나 나름대로 이웃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기도 하고 아프리카 기아 돕기에, 불우이웃 돕기에 동참했지만 진정한 측은지심이었느냐고 질문하면 자신이 없어집니다."
따끈한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천천히 말하는 김정호(68'대구시 북구 학정로) 씨는 요즘은 잠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 틈을 이용해 부인과 짬짬이 나들이를 즐긴다는 김 씨는 잉꼬부부의 표상이다. 함지산, 김광석거리, 둔산동 옻골마을, 비슬산 등을 함께 다닌다며 스스로 '아내 바라기'라고 말한다.
김 씨는 1968년 대구체신청 산하 대구전신전화국에 입사했다가 1982년 한국통신(KT) 소속으로 신분이 전환됐다.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와 경북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재학 시절에는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3년 9월, 35년간 근무한 한국통신에서 퇴직한 후 개인사무실을 내고 철학 공부를 하면서 여기저기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나누었다. 그러던 중 2013년 한국통신 문화재단에서 시행한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 티처 선발시험 공고를 보고 사회에 공헌해야겠다는 생각에 응시했고 합격 연락을 받았다. 김 씨는 현재 스마트 티처 3년 차에 접어들었다.
학교마다 신학기에 접어들어 연중계획이 잡히면 4월부터 다시 강의를 하러 다녀야 한다. 통신의 발달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었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 따라오는 폐단이 있으니 그것이 사회에 문젯거리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2013~2015년 영남 일대의 100여 개 초'중'고교에서 ICT 강의를 하였습니다. 강의에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및 스마트폰 중독 예방'예절, 개인정보 보호, 피해 예방에 대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러 사이트에 함부로 가입해 자신의 정보를 노출시키지 말 것과 사용 후 반드시 로그아웃할 것을 당부합니다."
올해 4월부터도 영남지방 70여 개 학교에서 강의가 예정되어 있다는 김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청소년 대상 ICT 강의는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ICT 강의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며 이 또한 사회에 대해 나눔을 실천하는 참봉사라고 믿었다.
김 씨는 따끈한 정종을 음미하며 마셨다. 직장에 다니던 시절,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 탓에 안주까지는 엄두도 못 내고 정종 한 잔만을 시켜 마시고 퇴근했다는 추억담도 풀어놓았다.
"사람인(人) 자를 보면 기울어진 두 획이 만나서 서로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이웃과 더불어 의지하면서 산다는 뜻이 아닐까요. 사람은 독불장군이 없습니다. 가진 것이 점점 작아져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나이에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마는 돈으로만 이웃을 돕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아직은 살아있는 푸른 눈과 따뜻한 마음이 있으니 누구에게 작은 의지처가 될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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