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가장 치안이 안정된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에서, 그것도 사람 왕래가 잦은 시간대에 대형할인점에서 납치'강도 사건이 발생,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상대적으로 생활이 안정된 계층인 포스코와 그 관련사 임직원 가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다 범죄가 일어난 장소에는 폐쇄회로(CC)TV까지 전무,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는 중이다.
지난 14일 오후 5시쯤 포항 남구 지곡동 롯데마트 주차장에서 장을 보고 나오던 주부 A(45) 씨가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를 타려다 괴한 2명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A씨 얼굴에 모자를 덮어씌운 뒤 흉기로 위협하며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포항시내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100만원을 빼냈다. 이들은 이어 오후 6시 30분쯤 마트 인근으로 다시 돌아와 차에 A씨를 남겨두고 달아났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한 여성(38)이 이곳에서 장을 보고 나온 뒤 뒤따라온 괴한에게 강제로 차에 태워질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괴한이 뒤따라 온 남편을 보고 그대로 도주, 납치는 면했지만 이 여성은 큰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
납치'강도 사건이 잇따른 롯데마트 주차장(3천여㎡)은 포스코와 올 10월까지 임대계약을 맺고 있다. 마트 측은 인근에 2대의 CCTV만 설치했을 뿐, 전체 주차장을 확인할 수 있는 CCTV는 따로 두지 않았다.
포스코가 롯데마트와 맺은 임대 시 주차장관리범위안에 따르면 마트는 전체 주차장 공간을 관리 범위로 둬야 하며, 주차 요원과 경비 인력을 상주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마트 측이 비용상 등의 이유로, 이를 무시하면서 결국 범죄의 타깃이 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범죄 예방과 후속 조치를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이 무척 의아스럽다"며 "주차장 등에서 힘없는 부녀자를 상대로 금품을 노리는 범행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안전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롯데마트가 돈벌이에만 급급해 고객의 안전을 무시한다면 포항 시민이 가만히 놔둬선 안 된다"고 발끈했다.
기자는 롯데마트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마트 측은 "추후 이 사안에 대해 답변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더 이상의 해명을 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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