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세프 대통령-룰라 '은밀한 거래' 들통

브라질의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1)가 퇴임 5년 만에 수석장관을 맡아 정치에 복귀하려 했으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의 '은밀한 거래'가 폭로돼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AP'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부패 수사를 지휘하는 남부 파라나 주 연방법원의 세르지우 모루 판사가 16일(현지시간) 오후 룰라와 호세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를 감청한 자료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녹음자료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에게 장관 임명장을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룰라를 수석장관에 기용한 것은 자신의 탄핵 위기를 모면하고, 룰라도 면책특권을 얻어 사법 당국의 부패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브라질 연방정부 각료는 주 검찰의 수사나 지역 연방법원 판사의 재판으로부터 면책되고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주관하는 재판만 받는 특권을 누린다.

아울러 대법관 대부분은 룰라와 호세프 전'현직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모루 판사보다 훨씬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 감청자료가 공개되자 16일 밤 상파울루와 브라질리아, 벨루오리존치 등 주요 도시에서는 분노한 시민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호세프와 룰라의 퇴진을 촉구했다.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 5천여 명이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으며 경찰은 최루액을 분사했다. 시위대는 룰라를 구속하라는 플래카드도 들고 나왔으며, 야당 의원들은 "사퇴! 사퇴!"라는 구호를 외쳤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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