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끼어들기를 했다고 급정지로 사망사고를 유발하는가 하면, 진로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운 채 달려와서 유리창을 파손하고, 수십 킬로미터를 따라가며 욕설과 경적 그리고 밀어붙이기의 위험천만한 운전을 하고….
요즘 보복운전이라는, 과거에는 듣지도 못하던 말이 세상의 화두가 됐다. 아니 화두를 넘어 이제는 해결해야만 할 커다란 사회적 당면 과제가 되어버렸다.
물론 보복운전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CCTV와 블랙박스가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그것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심각성의 정도가 점점 더해 간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왜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되었을까?
어떤 사람들은 20세기까지의 인류 역사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기능적인 면을 중시하는 소위 좌뇌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감성적이며 직관적인 우뇌적 사고가 함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좌뇌적 사고는 분석적'논리적 접근 방식인 반면, 우뇌적 사고는 직관적'가치 지향적인 접근 방식이다. 그런데 한국인은 선천적 요인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인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우뇌가 발달한 것 같다.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따지는 것보다 감정을 발산하면서 마시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왜 이것이 옳은 일이고 꼭 필요한 일인데'라고 항변해야 소용없는 일이다. 반대를 하는 것은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우선은 기분이 나쁘고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하지 않는 세상이다. 자동차 운전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행동인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은 애초부터 없다. 순간적으로 기분 나쁜 것에 대한 여과 없는 감정적 그리고 행동적 반응이 나타나고, 급기야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이어지는 것이다. 마치 좌뇌적 사고를 부정적 방향으로의 우뇌적 사고가 덮어쓰기라도 한 듯한 양상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자기성찰을 통해 긍정적 방향으로 분노를 조절할 줄 아는 자기관리와, 배려와 이해를 기본 바탕으로 한 공감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 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틀리고 잘못됐다"가 아니라 "다양하고 나와 다르다"라고 생각할 줄 아는 사고의 전환이 중요하다. 보복운전도 알고 보면 소통의 부재이고, 서로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사회병리현상 중의 하나일 수 있다. 어쩌면 나만 옳다는 아집과 편향적이며, 감정적인 우뇌적 사고의 부정적 결과가 보복운전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오는 7월 28일부터는 보복운전을 하는 경우 처벌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개정법에서 말하는 보복운전이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 등을 이용해서 상해'폭행, 협박 또는 손괴를 하는 행위를 말하며,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추월한 후 차량 앞에서 급감속'급제동으로 위협하는 행위, 차량을 막아 세우고 차에서 내려 운전자에게 폭언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행위, 상대 차량의 앞 가로막기, 급차로 변경으로 차량을 중앙선'갓길 쪽으로 밀어붙이는 것과 같이 협박하는 행위 등이다. 적발 시에는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는다. 기소될 경우는 벌점 40점에 면허정지 40일을, 구속 시에는 운전면허가 아예 취소된다. 경찰에서도 이른바 암행순찰차를 이용해서 도로 위에서 난폭'보복운전을 집중 단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금 우리의 교통 현장에서는 규범과 질서의 체계를 이해하는 좌뇌적 사고와 공공의 가치를 먼저 떠올릴 줄 아는 긍정적인 우뇌적 사고의 공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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