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주택가. 소형 청소기 한 대가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있었다. 청소기 몸체는 검은 비닐봉지에 아무렇게나 담겨 있었고 충전용 거치대는 분해돼 내부 회로를 드러내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던 한 시민은 청소기를 유심히 살피더니 거치대가 망가진 것을 보고는 발길을 돌렸다.
주택가에 방치된 소형 폐가전제품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일반 고물상으로 넘어가 환경오염 문제로까지 불거지는 것이다.
대구시는 2013년부터 '폐가전제품 무상 방문 수거 서비스'를 시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V나 냉장고 등 대형 폐가전제품은 서비스를 신청하면 무료로 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다리미나 헤어드라이어 같은 소형 폐가전제품은 시간'인력 낭비 문제로 5개 이상을 모아야만 방문 수거를 하고 있어 이용이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한 가정에서 소형 폐가전제품 5개 이상을 모으기가 어려워 수시로 처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초록 그물망이나 마대 같은 분리수거용기를 설치해 대형 폐가전제품을 내놓을 때 같이 수거하거나 수거업체가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를 제외하면 분리수거대나 분리수거용기 보급률이 아직 낮다는 점이다. 상가의 경우 보급률이 43%(2만1천302개) 정도였고 공동주택은 20%(9만8천893개), 다중이용시설은 24%(4천732개)에 그쳤다. 단독주택은 이보다 훨씬 열악하다.
이로 인해 집 앞에 각종 쓰레기와 함께 내버려두는 사례가 많다. 수거업체에서 지나가다 소형 폐가전제품이 눈에 띄면 가져가기 때문에 오랫동안 방치돼 주택가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생겨나는 것이다.
방치된 폐가전제품은 고물상으로 넘어가 환경문제로 불거지기도 한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폐가전제품도 챙겨 고물상으로 넘기는데 고물상에는 아무렇게나 처리하는 경우가 적잖다. 재활용처리업계 관계자는 "전자제품을 분해할 때 환경오염 물질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전문처리업체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처분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에서 폐가전제품을 일괄해서 거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자연순환과 담당자는 "소형 폐가전제품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아 혼란을 주는 만큼 분리수거대 등의 설치율을 높이고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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