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한구發 공천…새누리 절반 친박 채워질 듯

대구 비박계 공천 대거 탈락…비례대표 공천도 친박 입김

새누리당 수성을 전
새누리당 수성을 전'현직 시'구의원들이 17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주호영 의원 사무실에 모여 주 의원 지지 선언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t.co.kr

새누리당 내부의 계파 지형이 4'13 총선 이후 친박계로 다시 기울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명분으로 진행된 '이한구표 공천' 결과 때문이다.

대구는 비박계로 분류돼 온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가장 순도 높은 친박 지역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경북 역시 경선 결과에 따라 일부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친박 성향의 후보들이 대부분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역 정서를 고려하면 대구경북에서는 비박계임을 공식적으로 드러내기 어렵다"며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모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구경북에는 친박 핵심들이 배신자라고 지적하는 비박계 후보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공천으로 차기 총선 당선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친박계로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친박계가 장악한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의 선택을 받기 위해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이 친박 행적을 과대포장한 측면이 있어 다소의 허수가 있다. 하지만 친박계가 무리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모질게 비박계 정리에 나선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및 우선추천지역에 대한 공천에서 친박계의 입김이 더욱 강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당내 친박계 순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친박계가 우세한 당내 지분을 언제까지 유지하느냐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출범 때도 친박계가 다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공천을 좌지우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른바 '탈박'(이탈한 친박계) 인사들이 늘어났고 당의 주도권도 비박계로 넘어갔다.

2014년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을 제친 데 이어 2015년 2월에는 유승민 의원이 친박계 이주영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만 두고 보면 지난해 초 새누리당 내 계파 지분은 비박계 149 대 친박계 84로 역전됐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탈박'현상이 생기는 원인에 대한 치유 없이 계파 소속 의원 수만 늘려서는 당으로부터 집권 후반기 친박계가 원하는 뒷받침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며 "'탈박' 의원들이 탈박 이유로 털어놓았던 '일부 측근들의 국정운영 독점'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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